[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저축은행ㆍ상호금융에서 시작된 중금리대출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은행권이 중금리대출에 앞다퉈 나서고 있고, P2P(Peer to Peerㆍ개인 간) 대출도 점차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인가 절차가 진행 중인 인터넷은행이 내년 초 출범하면 그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오프라인 대출보다 절차를 간소화한 금리 연 5∼9% 모바일 기반 대출로 중금리대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 5월 은행권 최초로 모바일전문은행 ‘위비뱅크’를 선보인데 이어 신한은행이 다음달 모바일전문은행 ‘써니뱅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써니뱅크는 고객 대상 설문조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수집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중금리대출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은행권 첫 주자였던 위비뱅크가 출범 6개월만에 누적 대출금액 400억원(1만건)을 달성하면서 반신반의했던 은행권 전체로 중금리대출시장 공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KEB하나은행(이지세이브), IBK기업은행(아이원 직장인 스마트론)도 관련 상품을 내놓고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P2P대출중개회사들의 약진도 심상치 않다. P2P대출중개회사들은 인터넷 또는 모바일을 통해 돈이 필요한 개인이나 사업자에게 다수의 개인 투자자가 돈을 빌려주고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대출형 크라우드펀딩회사다. 온라인을 통한 금융 직거래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예금 대비 높은 수익률, 대출자들은 더 낮은 이자율을 제공받을 수 있다. 중개회사는 소정의 수수료를 챙기는 구조다. 신용도 6∼10등급이 주로 이용하며 이자는 연 5%대에서 15%대다. 2013년 36억4000만원(442건)이었던 실적이 올해 상반기 52억6000만원(336건)으로 늘었다. 한국P2P금융플랫폼협회에 따르면 상위 2개사(8퍼센트, 렌딧)의 누적 대출실적은 100억원을 넘어섰다.
중금리대출 인기가 치솟는 이유는 국내 대출시장에서 중신용자(5~6등급) 비중이 높아 자금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5~6등급의 중신용 계층 비중은 27.6%로 1~2등급(36.5%) 다음으로 많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 시장은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52조5000억원으로 전체 대출 시장의 29.4%에 달한다. 중금리대출은 과거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은행 서민금융기관의 영역이었으나 이들이 연 20% 안팎의 고금리 영업에 몰두하면서 그 틈새를 은행과 P2P 대출업체가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내년 초 인터넷은행이 출범하면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수수료와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컨소시엄 3곳 모두 중금리대출 시장 공략을 주요 전략 중 하나로 내세웠다.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간 신용등급자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유망 잠재고객이 될 것”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대출 시장 진출이 성과를 내면 시중은행을 비롯한 여타 금융업권에서도 중금리 대출 시장에 대한 영업이 더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우려도 제기한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은행이 독자적으로 중금리대출 상품을 취급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평판리스크에 노출되거나 해당부문의 건전성 악화 등 위험요인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중금리대출 확대 시 은행의 가중평균 대출금리가 상승할 수 있는데 이는 타업권에 비해 낮은 조달금리가 소요되는 은행이 고금리 영업을 한다는 비판의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 수석 연구원은 이와 관련 “은행권이 중금리시장 안착을 위해선 타 업권과의 협업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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