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내달 금리인상 유력…국내시장 벌써 민감 반응]

도이치뱅크 한국지점 철수수순 한국SC 대규모 인력조정 착수 경쟁가열속 수익악화 선제대응 국내 시중銀도 대출금리 인상

미국이 다음달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술렁이고 있다. 외국계 은행들이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한국내 사업을 축소, 철수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은행권에서도 벌써부터 대출금리가 오르고 단기자금이 넘쳐나는 등 임박한 미국 금리인상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들“한국 떠나자”=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독일 도이치뱅크 한국지점의 이동환 투자은행(IB)사업부 대표를 비롯해 조만철 상무 등 헤드급 6명이 출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임원들이 정직을 받은 걸로 알고 있다”면서 “정직 처분은 해고 수순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앞서 도이치뱅크 본사는 지난달 29일 3만5000명을 감원하고 10개 국가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은 완전 철수 대상에선 제외됐지만 IB 부문 정리대상에 포함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도이치뱅크 관계자는 “어떤 내용도 언급해줄수 없다. 노코멘트”라며 말을 아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임원급 정직처분을 시작으로 한국내 사업부 축소, 철수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국계인 한국SC은행 역시 본사의 1만5000명 감원 결정에 따라 국내 지점에 대한 인력조정작업을 진행중이다.

한국시장 철수 모습도 관측되고 있다. 영국 국영은행인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지난 3월 한국시장 철수를 발표한 바 있다.

외은지점들이 잇따라 한국시장내 사업을 축소ㆍ철수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갈수록 경쟁은 치열해지는데 수익성은 떨어지면서 미국 금리인상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본사 차원에서 선제적인 리스크관리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자본이탈 등 아시아시장 전체에 대한 위험 관리가 필요해진 것도 외국계은행 이탈에 한 몫하고 있다. 돈을 무한정으로 풀던 미국이 돈줄을 죄기 시작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재차 경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유동성 축소에 들어가는 시기인 만큼 신흥국에 대한 포지션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대출금리 들썩…단기자금만 넘쳐나=국내은행에도 벌써부터 선(先) 미국 금리인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시장에 단기자금이 넘쳐나고 있는 것.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은 이미 시작됐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이용되는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했음에도 두 달여 전부터 대출금리를 최고 0.6%포인트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신규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도 10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주택담보대출의 금리인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시중에 떠도는 단기성 자금은 8년 7개월 만에 최고치로 급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로 이자수익이 떨어지면서 단기자금이 급격히 늘었다“면서 적금 역시 1년 미만의 상품에 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