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당국도 14일 단서 포착

미궁에 빠졌던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편명 MH370) 실종 미스터리를 17일 만에 푼 ‘일등공신’은 영국의 통신위성 ‘인마샛’(Inmarsat)이다.

인마샛 전문가들이 항공경로를 분석한 자료를 영국 항공사고 조사국(AAIB)에 넘겼고, AAIB가 말레이시아 당국에 이를 알린 덕분에 사고기가 인도양 남부에서 추락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앞으로의 수색ㆍ인양 작업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사고기 신호 놓치지 않았다=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마샛이 실종기의 마지막 항로를 둘러싼 미스터리를 풀어냈다”면서 “인공위성 자료 분석의 혁명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보도했다.

인마샛의 수훈은 우선 사고기와의 끈을 끝까지 잡았다는 데 있다.

실종 당시 해당 여객기에 설치돼있던 항공기 운항정보 교신시스템(ACARS)의 메인 장치는 꺼져있는 상태였다. 다만 시스템 일부가 작동돼 1시간마다 운항시간 정보를 알리는 신호(ping)를 지속적으로 보냈다.

이 신호들을 인마샛 위성이 놓치지 않고 수신한 것이다. 인마샛 소속 전문가들은 이를 토대로 사고기가 말레이시아 영공을 떠난 뒤 최소 5시간 운항했음을 알아낼 수 있었다.

운항시간은 사고기가 비행할 수 있는 2가지 항로를 추정하는 데 단초를 제공했다. 최대 카자흐스탄 영공까지 뻗어있는 ‘북부항로’와 호주를 지나 남인도양까지 갈 수 있는 ‘남부항로’다.

▶경로 분석엔 ‘도플러효과’=추락지점을 남부항로, 즉 인도양 남부 해양으로 좁히는 데는 인공위성의 ‘도플러 효과’가 혁혁한 공을 세웠다.

도플러 효과란 음파, 전파, 광파 등의 파동을 발생시키는 파원과 그 파동을 관측하는 관측자 중 하나 이상이 운동하고 있을 때 발생하는 변화를 가리키는 말이다. 파원과 관측자 사이의 거리가 좁아질 때에는 파동의 주파수가 더 높게, 거리가 멀어질 때에는 반대로 관측된다.

인마샛 측은 위성이 궤도를 도는 동안 이번 사고기로부터 받은 전파 신호를 도플러 효과를 적용해 분석했다. 또 과거에 북ㆍ남부항로를 지났던 수많은 다른 항공편들이 비행 중 보냈던 전파의 파동 패턴과 비교했다. 그 결과 북부보다 남부항로가 더 유력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크리스 맥로린 인마샛 대외담당 수석부사장은 24일 “도플러 효과를 살펴본 결과 실종 항공기의 항로가 남부항로일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이 새로운 방법의 비행경로 오차는 ±160㎞ 정도”라고 설명했다.

▶미국도 14일 남인도양 포착한 듯= 세계 최고의 최첨단 인공위성과 레이더 등 가장 정밀한 정보망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도 사고 일주일만인 지난 14일 ‘모종의 정보’를 통해 실종기가 인도양 남부로 향했다는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미 해군은 14일 남중국해 태국만에 파견됐던 미국 구축함 ‘키드’를 말라카 해협을 거쳐 인도양으로 급파했다. AFP는 당시 미국 해군의 대잠초계기 P-3 오라이언이 이미 인도양에서 수색을 지원하고 있고, 또다른 대잠초계기 P-8 포세이돈도 이곳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보 당국은 여객기가 연료가 떨어질 때까지 남쪽으로 이동하다가 바다에 추락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해왔다. 당시 남은 연료는 일반적인 고도와 속도를 유지할 경우 약 4시간, 거리로는 3500㎞ 가량을 비행할 수 있는 분량이었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