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미국과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갈등 격화는 한국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다.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근간으로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추구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미중간 갈등 심화가 원하지 않는 선택의 딜레마로 밀어넣는 악재다.
특히 한국을 드나드는 무역량의 30%, 수입에너지의 90%가 통과하는 해상교통로가 자리한 남중국해 패권을 둘러싼 미중의 군사적 대립은 끔찍한 시나리오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이 미중간 남중국해 갈등이 격화되기 시작한 이후 보인 행보는 이 같은 곤란한 처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외교당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중국이 국제규범과 법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한국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 남중국해에 대한 한국의 입장 표명을 주문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청와대와 외교부, 국방부는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남중국해와 관련해 국제규범에 따른 평화적 해결을 강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한민구 국방장관은 미 해군 구축함이 중국의 인공섬 12해리 안으로 진입한 일이 벌어진 뒤 열린 아세안 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 “남중국해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항행ㆍ상공 비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며 사실상 미국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은 일단 만족스러운 분위기다. 이와 관련, 성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한 포럼에서 남중국해와 관련한 한국의 대응수준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그 지역에서 목격하고 있는 상황의 일부에 대해 한국 당국이 우려를 분명히 했다”고 답변했다.
문제는 중국이 궁극적으로 자유민주주의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보고 있는 미국과 공산당 지배체제를 유지하면서 급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정치ㆍ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간 패권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쉽지 않은 선택이 더욱 자주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미중경쟁, 중일관계 악화, 남중국해 분쟁 등에 따른 한국의 일시적 몸값 상승이 작용하고 있다”며 “중국의 대외관계 상황이 호전될 경우 한국은 ‘왕따’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홍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미중 갈등과 경쟁이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일단 다행스러운 것은 양국이 북핵문제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거의 의견일치를 보고 있다는 점”이라며 “중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태도변화를 잘 이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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