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금녀의 집’을 두드리며 ‘야구여신’이라 불리던 케이블 채널의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들이 줄줄이 야구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사실 야구장을 완전히 떠난 건 아닙니다. 몸 담고 있던 채널을 떠나 활동 반경을 넓혔습니다. 김민아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최희 KBSN 아나운서, 공서영 XTM 아나운서가 그렇습니다. 배지현 SBS스포츠 아나운서의 경우만 아무런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네요.

불과 1년 전, 공교롭게도 이들 네 사람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되면 어김없이 대중의 관심이 쏟아지는 4사 스포츠 채널의 여성 아나운서들의 삶을 들여다보자는 취지였습니다. 김민아를 시작으로 최희 공서영 배지현 아나운서의 순서로 진행된 인터뷰는 사실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평범한 대화도 있었고, 그 때엔 미처 담지 못했던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이제는 말할 수 있다’며 인터뷰 뒷얘기를 공개하자는 건 아닙니다. 다만 프리선언 이후 이들의 행보에선 인터뷰 당시 비쳤던 네 사람의 생각이 녹아있어 흥미롭습니다. 물론 지금 하는 이야기가 그들에게 절대적인 퇴사 사유가 됐다는 건 아닙니다.

김민아(아나운서/MBC스포츠플러스아나운서)
‘금녀의 집’을 두드리며 ‘야구여신’이라 불리던 케이블 채널의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들이 줄줄이 야구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사실 야구장을 완전히 떠난 건 아닙니다. 몸 담고 있던 채널을 떠나 활동 반경을 넓혔습니다. 김민아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최희 KBSN 아나운서, 공서영 XTM 아나운서가 그렇습니다. 배지현 SBS스포츠 아나운서의 경우만 아무런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네요.
김민아(아나운서/MBC스포츠플러스아나운서) ‘금녀의 집’을 두드리며 ‘야구여신’이라 불리던 케이블 채널의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들이 줄줄이 야구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사실 야구장을 완전히 떠난 건 아닙니다. 몸 담고 있던 채널을 떠나 활동 반경을 넓혔습니다. 김민아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최희 KBSN 아나운서, 공서영 XTM 아나운서가 그렇습니다. 배지현 SBS스포츠 아나운서의 경우만 아무런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네요.

사실 스포츠 채널의 여성 아나운서들의 소비 과정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전문성을 가진 아나운서이지만 성별의 다름으로 스포츠에는 실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에 맞서야 했고, 연예인이 아닌 데도 연예인 못지 않은 대중의 관심에 서다 보니 악의적 댓글로 두드려맞기도 합니다. 진행실력이나 경기를 해석하는 시각보다는 의상으로 화제가 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한두해 이야기는 아니죠.

최희 아나운서는 프리선언 이후 JTBC ‘썰전’에서 뒤늦은 고백을 했습니다. 스포츠 아나운서들의 의상 논란에 대해 “섹시함을 소비하려는 대중들의 욕구가 있어 방송사에선 여자 아나운서에게 더 섹시한 의상을 입으라”는 권유를 한다고요.

최희(전아나운서/초록뱀주나E&M)
‘금녀의 집’을 두드리며 ‘야구여신’이라 불리던 케이블 채널의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들이 줄줄이 야구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사실 야구장을 완전히 떠난 건 아닙니다. 몸 담고 있던 채널을 떠나 활동 반경을 넓혔습니다. 김민아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최희 KBSN 아나운서, 공서영 XTM 아나운서가 그렇습니다. 배지현 SBS스포츠 아나운서의 경우만 아무런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네요.
최희(전아나운서/초록뱀주나E&M) ‘금녀의 집’을 두드리며 ‘야구여신’이라 불리던 케이블 채널의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들이 줄줄이 야구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사실 야구장을 완전히 떠난 건 아닙니다. 몸 담고 있던 채널을 떠나 활동 반경을 넓혔습니다. 김민아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최희 KBSN 아나운서, 공서영 XTM 아나운서가 그렇습니다. 배지현 SBS스포츠 아나운서의 경우만 아무런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네요.

실제로 그런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진작에 스포츠 채널 아나운서 자리를 떠났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가 처음 생겨나던 시절 방송사는 대중의 요구에 맞춰 여자 아나운서들을 연예인화했다”고 귀띔했습니다. “남성 시청자가 대다수인 스포츠 채널에선 여성 아나운서들에게 노출을 권해 시청률을 높이는 전략으로 삼았다”는 겁니다. 애당초 스포츠 채널의 ‘여신 캐릭터’는 시청자가 요구하는 포맷으로 등장했고, 그 과정에서 대중과 방송사가 서로의 요구에 충실했던 전략이 바로 ‘노출 마케팅’이라는 해석입니다. 신생채널일수록 노출 논란은 커졌지만 결국 노출로 논란이 되든 아니든 그건 ‘선택의 문제’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노출 의상에 부담을 느껴 필드를 떠나는 사람도 분명 존재하지만, 도리어 그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니 말입니다.

물론 요구에 의해 보여주는 위치에 서다 보면 일반인도 연예인도 아닌 경계에 선 아나운서의 경우 깊은 상처로 남기도 하나 봅니다. 방송경험이 적을수록 상처에 취약하다는 건데, 한 스포츠 채널의 여성 아나운서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기사의 제목 한 줄이 불러온 파장에 수차례 상처를 받아 요청한 인터뷰를 수차례 꺼릴 정도였습니다. 기사 제목에 줄줄이 딸려오는 원색적인 반응은 여자로서 모욕적인 내용도 많으니까요.

공서영(아나운서/전가수/초록뱀주나E&M)
‘금녀의 집’을 두드리며 ‘야구여신’이라 불리던 케이블 채널의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들이 줄줄이 야구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사실 야구장을 완전히 떠난 건 아닙니다. 몸 담고 있던 채널을 떠나 활동 반경을 넓혔습니다. 김민아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최희 KBSN 아나운서, 공서영 XTM 아나운서가 그렇습니다. 배지현 SBS스포츠 아나운서의 경우만 아무런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네요.
공서영(아나운서/전가수/초록뱀주나E&M) ‘금녀의 집’을 두드리며 ‘야구여신’이라 불리던 케이블 채널의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들이 줄줄이 야구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사실 야구장을 완전히 떠난 건 아닙니다. 몸 담고 있던 채널을 떠나 활동 반경을 넓혔습니다. 김민아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최희 KBSN 아나운서, 공서영 XTM 아나운서가 그렇습니다. 배지현 SBS스포츠 아나운서의 경우만 아무런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네요.

당시 만난 여신들의 인터뷰를 담았던 기자의 기사에서도 내용과 관계없이 제목 하나로 이들을 상품화해 도마에 올리는 댓글을 본 뒤 적잖은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론 미안한 마음을 혼자 담아두곤 했습니다.

대중은 대중대로 상대하기 벅차지만, 일터는 일터대로 쉽지 않습니다. 당시 만났던 야구여신들은 야구장에 처음 발을 디딜 때는 “남자들만 가득한 엘리베이터 안에 혼자 들어선 기분”이라며 “뭘 해도 내가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선수와 감독들을 상대하는 것도 쉽지 않고, 그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기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거죠. 힘든 시간을 극복했지만, 결국 스포츠 채널의 여성 아나운서들은 세 종류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깥에서 보기엔 여배우 못지 않은 미모의 여성들이 아나운서라는 이름으로 카메라 앞에 섭니다. 그들의 세계는 굉장히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전쟁터입니다. 쏟아지는 여신들 사이에서 동시간대 비슷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시청률 나눠먹기를 하는 것도 현실이죠. 그 안에서 ‘프로’라는 자부심으로 버티거나, 대중의 소비가 연예인급에 가깝다는 스포츠 채널 아나운서의 장점을 활용해 활동반경을 넓히려는 경우, ‘개인의 사정’ 혹은 ‘방송사의 사정’으로 정말 야구장을 떠나는 경우가 있겠죠.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결국 ‘야구여신’이라는 존재는 대중의 요구와 방송사의 상업전략이 맞닿아 만들어낸 ‘꽃’이었던 만큼 수명이 짧아 저마다 제2, 제3의 길을 모색하기 바쁘다는 겁니다.

김민아 아나운서의 경우는 첫 번째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1세대 야구여신으로, 4사 아나운서 중 맏언니 격이었던 김 아나운서는 조리있는 말솜씨와 전문 해설가 못지 않는 깊이있는 해석으로 본인의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전문성을 갖췄다는 프라이드입니다. “‘꽃들의 전쟁’이지만 꽃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했죠. 그러면서도 방송환경에서 6년차 스포츠 아나운서로 살아가는게 쉬워보이진 않았습니다.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김 아나운서에게도 어린 후배들과 젊음과 미모로 경쟁하기엔 지금의 방송환경은 힘들다는 겁니다. 당시 그는 “이 프로그램을 10년동안 진행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선수들처럼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올해를 잘 버티는 것이 목표”라고 했습니다. “5년 뒤의 미래를 내다볼 수 없는 나이가 됐다”며, “일신에 어떠한 변화가 생길 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2년 안에 결혼하고 싶다”던 김 아나운서는 정말로 결혼을 했고, 이젠 타채널에서 다시 한 번 승부를 봅니다. 피겨선수 출신에 골프에도 열정적(동생도 골프선수)인 김 아나운서는 야구를 넘어선 다양한 프로그램에 도전하기 위해 SBS스포츠로 떠났습니다. 배지현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베이스볼S’의 진행을 맡게 됐습니다. SBS스포츠의 황보미 신입 아나운서와 함께죠.

최희, 공서영 아나운서는 결과론적으로 접근해 보면 두 번째 경우입니다. 최희 아나운서는 유난히 남성시청자들의 팬덤이 탄탄한 야구여신이었죠.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들의 번외 활동에 대한 생각을 물으니 당시 최 아나운서는 “야구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야구 프로그랜만 진행할 수는 없다”며 “다른 방송을 하며 역량을 넓혀봐야 생명력이 길어진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야구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떠나야할 때가 온다면 일어나 박수를 치겠다”고 했습니다. 공서영 아나운서도 “언제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고요. 그게 “후배 여자 아나운서들에게 갈 길을 제시해주는 방향이 아니겠냐”는 생각도 덧붙였습니다. 두 사람은 결국 퇴사 이후 한 기획사에 소속돼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방송인으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죠. 야구 프로그램 진행도 놓지 않았고요. 두 사람은 한 때 같은 KBSN 출신이었는데, 이제는 나란히 XTM의 ‘베이스볼 워너비’ 진행을 번갈아 맡게 됐습니다. 주중 화수목은 최희, 주말3연전은 공서영의 그림입니다.

“본업에 충실하고 싶다”며 다른 프로그램의 진행을 사양했던 배지현 아나운서는 ‘야구여신’계의 천사표로 꼽힙니다. 결국 배 아나운서는 ‘개인의 사정’인지 ‘방송사의 사정’인지, ‘진로 고민’을 이유로 야구장을 나왔습니다.

야구여신들이 줄줄이 퇴사를 결정하며, 프리로 전향했지만 그들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세 명의 여신과 함께 MBC스포츠플러스에선 김선신, 박신영 아나운서가, KBSN에서는 윤태진, 정인영 아나운서가 경쟁을 이어갑니다. 이들과 함께 새로운 여신이 될 얼굴들도 몇몇 등장할 예정입니다. 어찌됐건,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여신들의 전쟁은 여전합니다. 프리 선언과 동시에 경쟁사로 둥지를 틀고 만 여신들의 행보에 스포츠 채널들의 심기도 편치만은 않아 보이는 상황입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