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국내 역사학계 대표 기구 격인 전국역사학대회협의회 소속 학회 등 총 28개의 역사학회가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및 불참 촉구 성명을 발표했다.

30일 전국역사학대회협의회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엄중히 요구하며 국정 역사교과서 제작 불참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 예고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또 정부ㆍ여당에게는 역사학계를 모독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할 것을, 모든 역사학자들에게는 국정 역사교과서 제작에 불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정부와 여당은 국정화를 관철시키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한 파상적 이념 공세로 역사학계를 모독하고 있다”며 “그러나 매카시즘 공세를 강화할수록 역사학계와 국민은 역사 해석과 교육을 독점하고 사유화하려는 정치권력의 의도를 더욱 분명히 깨달아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갈등이 보수와 진보의 이념 대립이 아니라 다양성 대 획일성, 역사적 진실 대 권력적 탐욕 간의 대결임을 직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역사학계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수시로 바뀌는 정권에 의해 역사 해석과 역사교육이 독점돼 역사교육 자체가 끊임없이 정쟁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교육의 자주성ㆍ전문성ㆍ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 헌법정신과 충돌하는 비민주적 제도로 민주화와 함께 극복됐던 구시대의 산물”이라면서 “비판적 사고력과 종합적 판단력을 가진 창의적 민주시민의 교육에 부적합하고, 세계 보편적 기준이나 추세에도 뒤떨어진 제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권력의 부당한 간섭에 대항해 직필(直筆)을 실천하고자 했던 선배들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계승하고, 후대에 부끄러운 역사를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학자적 양심과 소신에서 역사학계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조치를 반대해왔다”며 “역사학 관련 학회들과 함께 그간 역사학계가 곳곳에서 줄기차게 표명했던 단호한 의지를 모아 다시 한 번 학계 전체의 확고한 의사를 밝힌다”고 말했다.

한편 성명을 발표한 전국역사학대회협의회는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 지역사, 분야사를 망라한 20개의 학회로 구성된 협의체로, 역사학계의 가장 큰 행사인 전국역사학대회를 매년 개최하는 역사학계의 대표 기구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지난해 제57회 역사학대회를 맞아 소속 16개 학회의 이름으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의 중단 촉구’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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