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에 갈수록 취약 성범죄 재판도 2년새 두배↑ 사기ㆍ공갈사범 사상최대 횡령ㆍ배임 등 화이트칼라 범죄도 꾸준히 증가세 병역법 위반, 문서 위조범은 감소세 대법 '2015 사법연감' 분석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대한민국 사회가 강력범죄에 취약해지고 있다.

성범죄를 저질러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이 최근 2년 사이에만 2배 늘어나 지난해 사상 처음 5000명을 넘어섰다.

상해ㆍ폭행사범도 10년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경제범죄도 기승을 부려 사기ㆍ공갈 혐의로 재판정에 선 사람들은 사상 첫 4만명을 돌파했으며, 횡령ㆍ배임 등 ‘화이트칼라’ 범죄 사범도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병역법 위반이나 문서 위조ㆍ행사 사범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일 대법원이 발표한 ‘2015 사법연감’에 따르면 성범죄(강간ㆍ추행) 사범은 지난 10년 동안 3배 넘게 증가했다.

2005년 1806명이었던 성범죄 사범은 2006년 2142명을 기록한 후 비슷한 수를 유지해왔다. 이후 2012년 2789명을 기록한 데 이어 2013년 4317명으로 늘어났고 2014년엔 5511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는 2012년 6월 성범죄 피해자만 고소를 할 수 있다는 ‘친고죄’ 조항이 폐지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친고죄 조항이 폐지되면서 예전이라면 수사 단계에서 피해자와 합의를 봐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을 성범죄 사범들이 재판정에 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된 것이 한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성범죄피해자 전담 국선변호인인 신진희 변호사는 “성범죄는 전형적인 암수율(피해자가 신고나 공개를 꺼리는 비율)이 높은 범죄”라며 “최근 사회 분위기 변화로 성범죄 피해자들이 숨기보다는 형사 고소 등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강력범죄인 상해ㆍ폭행사범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상해ㆍ폭행사범은 2005년 6226명에서 이듬해 1만4767명으로 뛰었다가, 작년엔 2만797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살인범은 2005년 779명에서 지난해 725명으로 매년 700∼800명 수준을 유지하는 중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강력범죄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범죄 형태가 갈수록 흉포화ㆍ지능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우려했다.

경기 불황으로 인해 경제범죄가 증가세를 띠는 것도 최근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다. 사기ㆍ공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람은 처음으로 4만명을 넘어섰다.

1심 형사재판에 넘겨진 사기ㆍ공갈 사범은 2005년 2만9114명에서 미국발(發) 금융위기 여파가 절정에 달했던 2009년 3만9788명으로 늘어났다. 이듬해 3만4720명으로 소폭 줄었다가, 2013년 3만8483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4년에는 급기야 4만308명을 기록했다.

횡령ㆍ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람들 역시 2011년 5716명에서 2012년 5617명으로 줄었다가 증가세로 돌아서 2013년 6506명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소폭 증가한 6607명이 횡령ㆍ배임으로 1심 형사 재판을 받았다.

이는 경기 불황으로 경제범죄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되는데, 이에 따라 경제범죄로 발생한 물적 피해에 대해 법원이 내리는 ‘배상명령’ 액수 역시 지난해 사상 최고액인 147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사기 사건 같이 재산 범죄로 인한 피해를 본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 10년 동안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낸 범죄도 있다.

공ㆍ사문서를 위ㆍ변조해 행사하는 경우가 포함되는 ‘문서에 관한 죄’의 경우 지난 10년 사이 반토막이 났다.

2005년에는 6733명이 문서에 관한 죄로 1심 형사 재판을 받았다.

이후 2008년까지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문서 위ㆍ변조 사범은 2009년 5248명을 기록하며 감소세에 들어서며 지난해에는 3132명을 기록했다.

병역법 위반의 경우에도 2005년 2791명에서 지난해 1559명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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