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카페 등 우후죽순 경제적 부담에 싼 방찾아 외곽으로 일부선 VOD스터디·학원 조교까지 사시 존폐여부따라 이탈 가속화될듯

벌써 3년째 서울 신림동에서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안모(27) 씨는 최근 거처를 ‘신림2동(현재 서림동)’에서 ‘신림9동(현재 대학동)’으로 옮겼다. 9동은 2동에 비해 술집이나 카페 등이 많아 주말 저녁에는 공부하기에 다소 시끌벅적하지만, 2동과 비슷한 시설의 방을 다소 저렴한 가격에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씨는 “공부 기간이 다소 길어지면서 경제적으로 부담도 커졌다”며 “올해는 꼭 합격한다는 생각으로 독서실과 학원이 가까운 곳으로 방을 옮겼다”고 말했다.

고시촌에서 3년~4년째 포기하지 않고 ‘입신양명’의 꿈을 키워 이른바 ‘고시 낭인’으로 불리는 장수생들이 최근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 최근 프랜차이즈 카페가 들어서는가 하면 신축 빌라도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자연스레 지역 물가도 올라갔기 때문이다.

장수생들은 고시촌 거주를 포기하고 ‘카풀’을 하는가하면, 학원강의 대신 ‘동영상 스터디’ 등을 하면서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

신림동에서 공부를 하는 데는 학원비를 제외하고도 월 100만 원 가량이 필요한 게 보통이다.

최근 신림동에 막 입성한 한 대학생은 “학원은 항상 다니는 게 아니니까 빼더라도 월세, 독서실비, 밥값, 책값, 공과금 등을 합치면 90만 원 정도가 든다”며 “학원비는 한 과목에 40만 원 안팎인데, 모든 과목을 다 들으면 기초수업만 해도 200만 원 이상이 든다”고 말했다.

2년~3년 내에 합격을 하거나 불합격 후 다른 진로를 찾으면 다행이지만, 공부 기간이 3년 이상으로 길어질 경우에 필요한 돈은 수천만원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3년간 전체적으로 ‘고급화’되고 있는 고시촌 분위기는 장수생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장수생들은 학원비, 밥값, 방값 등 모든 부분에서 생활비를 줄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

대표적인 게 ‘VOD 스터디’와 ‘학원 조교’다.

VOD 스터디는 VOD강의를 한 사람이 구입한 후 스터디원을 모집해 노트북으로 함께 강의를 시청하는 것. 강의비를 사람 수만큼 줄일 수 있다. 대형강의의 경우 수업 시작전후로 강사의 강의를 보조하는 ‘수업 조교’도 인기다.

2010년부터 4년째 행정고시를 공부하고 있는 한 고시생은 “매 해 시험 경향이 바뀌기 때문에 학원 수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며 “학원비가 가장 큰 부담이 되는만큼 대개 장수생은 VOD스터디를 한다”고 말했다.

아예 고시촌을 떠나 셔틀버스로 통학하는 고시생도 많아졌다.

현재 고시촌에는 일부 관광업체에서 운영하는 25인승 통학버스가 운행 중이다. 이용료는 13만~16만 원 수준으로, 현재는 내년 2월 1차시험이 임박한 터라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다.

한 셔틀버스 업체는 “운행 중인 버스가 모두 정원이 다 찼다”며 “예약을 해 두면 연락을 하겠지만 두어 달 사이에는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법고시 존폐 여부에 따라 신림동 고시촌의 고시생 숫자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4년째 행시를 준비하는 윤모(32) 씨는 “고시촌에 7, 9급 공무원시험이나 법무사 등 다른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오는 40대 분들도 많아지면서 주변에서 금전적 어려움을 공유할 사람들이 줄어드는 게 심리적으로 압박이 된다”며 “도시락을 싸서 다니며 돈을 아끼고 있지만 올해도 불합격하면 다른 길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