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우리 주력산업이 위기에 직면하였다. 금년 들어 수출은 9개월 연속 하락하였고,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 기업의 비중도 3년 연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는 ‘잃어버린 20년’이 막 시작되었던 일본의 버블붕괴 직후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 과거 한국은 선진국의 기술 수준을 추격하여 일본이 차지하고 있던 수출시장을 잠식하였으나, 이제는 조선·철강 등 우리 주력 산업이 중국과 같은 신흥국에 쫓기고 있는 상황이다. 1999년 일본은 한국과 같은 신흥국의 추격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산업활력법을 제정, 기업의 선제적·자발적 사업재편을 지원하였으며 2014년엔 지원범위를 확대하는 산업경쟁력 강화법 개정을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7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이 발의되었다. 과잉공급 해소를 위해 사업재편을 추진하려는 기업에게 상법상 절차간소화, 공정거래법상 규제유예기간 연장 및 세법상 세제 지원 등 한시적 특례를 부여하는 것이 법안의 골자이다. ‘기업이 스스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목표와 달리 법안 내용은 부족한 부분이 많다. 첫째, 지원 대상을 공급 과잉 기업으로 한정하고 있어 정상기업이 사전적·자발적 사업재편을 추진하려는 경우 제도 이용이 제한된다. 뿐만 아니라 주무부처가 승인하는 업종은 정부가 과잉공급분야라고 인정한 셈이기 때문에 시장으로부터의 부정적 낙인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지원대상을 사업재편을 추진하는 모든 정상기업으로 확대해야 한다. 둘째, 상장법인의 주식매수청구권 제한이 필요하다. 대다수 주주들이 합병에 찬성해도 합병에 반대하는 일부 주주들이 과도한 금액으로 주식매수를 청구하여 무산된 인수합병 사례가 있다. 상장 주식의 경우 존속법인에 주식매수를 청구하지 않아도 시장에서 처분할 수 있으므로 기업은 주식매수청구권에 대한 부담을 덜고, 사업재편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셋째, 소규모합병을 실질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 법안은 소규모합병을 원활하게하기 위해 요건을 완화하였다. 그러나 동시에 소규모합병 반대 요건도 완화함으로써 실질적 효과를 상쇄시켰다. 소규모합병 요건을 완화하면서 반대의사 표시 요건을 강화하여 특례 이용의 가능성을 낮추는 것은 불합리하다.

넷째, 발의안은 계열사 지분규제, 증손회사 소유제한 등 지주회사 행위 제한을 최대 4년까지 유예하고 있다. 그러나 지주회사 전환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유예기간을 지나치게 제한할 경우 특례의 효과가 반감되어 활용가능성이 낮아질 우려가 크다. 따라서 기업이 사업재편을 위해 필요한 기간만큼 유예기간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경제의 저성장기조 탈출, 기업경쟁력 강화,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은 조속히 통과되어야 한다. 일본 역시 경제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의 사업재편을 지원함으로써 ‘잃어버린 20년’의 극복이 가능했다고 평가한다. 아울러 사업재편 지원제도가 한국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 ‘진정한 원샷법’이 되기 위해서, 실효성 있는 특례 마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