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 국내에서 인터넷 등 전자상거래로 해외물품을 직접 구입하는 ‘해외직구’ 규모가 지난해 1조 6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12년에 집계된 8000억원에서 2년만에 두배 급증한 규모다. 특히 해외직구가 가격인하를 유도해 물가를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최창복 연구위원은 4일 ‘해외직구에 따른 유통구조의 변화와 인플레이션 효과’라는 보고서에서 해외직구가 가격 경쟁을 유발해 유통구조의 변화를 촉진시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분석 결과 관세청의 ‘해외직구 관심품목’ 103개 중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 조사에 포함된 품목들의 물가상승률은 다른 품목들보다 낮게 조사됐다.

우선 가공식품의 경우 올해 6월 치즈, 초콜릿 등 해외직구 품목들의 평균 가격은 지난 2012년 1월에 비해 3.6% 올랐다. 반면 이 기간 동안 밀가루, 국수 등 다른 가공식품들의 가격 상승률은 9.9%다. 즉 3년 6개월 동안 해외직구 품목들의 물가상승률이 6.3% 포인트나 낮다는 의미다.

내구재 역시 지난 6월 장롱, 식탁 등 해외직구 품목들의 평균 가격은 2012년 1월에 비해 6.9% 하락한 반면 전기 매트, 비데 등 다른 내구재 품목들의 가격은 0.7% 올랐다.

최창복 연구위원은 “해외직구가 소비자 물가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장기에 걸쳐 최대 2% 포인트 정도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 수입물가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 조사가 나오고 있다.

2006년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선진국에서 수입가격 하락이 인플레이션에 1998∼1999년 마이너스 0.5% 포인트, 2002년 마이너스 0.25% 포인트 기여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수입가격 하락이 국내 생산자의 마짐을 줄여 1990년대 연간 인플레이션을 약 2% 포인트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됐다.

최 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해외직구 등에 따른 유통채널상의 변화 효과를 향후 인플레이션 전망에 반영하고, 통화신용정책 수행 시 이 같은 효과를 고려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외국제품과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산업 경쟁력 제고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대외 경쟁력 보유 국내 제품에 대한 외국인 및 해외거주자의 역직구 확대 방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고서는 해외직구 이용은 주로 해외거주 및 유학경험이 있거나, 명품을 선호하는 20대 젊은 여성들의 이용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직장인부터 주부까지 일반인들로 확산되고 있으며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 해외직구 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요인은 일부 품목의 국내외 가격차이가 크지 않고, 국내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켜줄 해외구매 전자상 거래 여건과 자유무역협정(FTA) 시행에 따른 면세 효과가 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