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미국 조지아 주에서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목사의 기념물 설치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조지아 주는 ‘딥 사우스(보수적 남부)‘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백인 우월주의가 짙은데다 기념물 위치에 대해 일부에서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지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듀션은 11일(현지시간) 스톤 마운틴 공원을 운영하는 스톤 마운틴 기념협회와 흑인 민권 운동 단체가 힘을 합쳐 스톤 마운틴 산 정상에 킹 목사의 기념물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스톤마운틴 공원에는 흑인 노예제 존치를 강력하게 주장했던 미국 남북군의 수장 제퍼슨 데이비스와 로버트 리 장군, 토머스 스톤월 잭슨 장군의 거대 조각이 새겨져 있는데, 협회는 이 남부군 지도자들의 부조상 위이자 산꼭대기에 ‘자유의 종탑’을 세우고 킹 목사의 유명한 연설의 한 구절인 ‘내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말과 ‘조지아 주의 스톤 마운틴에서 자유가 울리게 하라’라는 문구를 새길 예정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 역사적인 탑이 설치되기 까지는 넘어야 할 고비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발표가 보도되자 ‘쿠클럭스클랜(KKK)’등 일부 백일우월단체는 스톤 마운틴에 모여 시위를 벌이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KKK단’은 미국 남북전쟁때 결성돼 조지아주 등 남부를 중심으로 흑인 남치와 고문, 폭력, 살인 등을 일삼은 악명높은 인종차별 단체다.
이처럼 ‘보수적 남부’의 분위기를 깨기 쉽지 않은데다 현지 주민들의 반응도 엇갈리는 상황이다. 애틀랜타 저널은 공원을 주기적으로 찾는 주민 중에는 ‘진보를 향한 작은 첫걸음’이라며 이 계획에 찬성하는 이도 있지만 (킹 목사의 기념물을 세우는 것보다) 아예 남부군 지도자 부조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주민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 킹 목사의 ‘내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은 킹 목사 측에 저작권이 있어 이 문구를 종탑에 새기려면 유족과 재단 측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 킹 목사의 유족 측이 검토중에 있다.
흑인의 자유와 인종 차별없는 사회를 부르짖었던 킹 목사와 백인우월주의 남부군 지도자의 ‘역사적 화해’ 시도가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