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헤어지자는 여자친구의 말에 격분해 목졸라 살해한 뒤 암매장한 20대 남성에게 양형기준을 넘는 중형이 선고됐다.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유가족 및 지인에게 살아있은 척 위장하는 등 죄질이 불량한 점이 고려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21부(부장 엄상필)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이모(25)씨에게 징역 18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5월 부산에 있는 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는 A(24)씨를 만나 사귀기 시작했다.
함께 호주를 한달간 갔다온 뒤 둘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보증금 50만원으로 월세방을 구해 함께 살았다.
그러던 지난 5월 2일 이씨는 A씨와 술을 마신 뒤 말다툼을 했고, A씨는 이씨에게 “이제는 너랑 끝이다. 보증금 50만원 내놔라”며 욕설을 했다.
과거 A씨가 다른 남자와 문자메시지로 이씨를 무시하는 듯한 내용을 했다는 이유로 폭행하기도 했던 헤어지자는 말에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씨는 같은달 5일 사체를 비닐에 싸 여행용 가방에 넣은 뒤 렌터카를 이용해 충북 제천시로 이동했다.
이씨는 인근 야산에 시멘트와 함께 사체를 암매장했다.
이후 이씨는 유기도구를 수원, 용인 일대에서 폐기한 뒤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가족 및 지인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마치 피해자가 살아있는 것처럼 가장하기도 했다.
A씨 가족이 전화통화를 재촉하자 이씨는 자살을 시도했다. 그러나 결국 실패하고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수했다.
A씨는 재판에 넘겨졌고 검찰은 “이씨가 자살 시도 실패 후 구호를 받기 위한 목적으로 112 신고를 한 것이므로 자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씨가 범행을 수사기관에 신고하고 이후에도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이상 자수에 해당한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범행 후 정황이나 자수에 이르게 된 과정에 비춰 봤을 때 이씨의 태도가 과연 진지한 반성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인지 의문이 없지 않다”며 살인범죄의 양형기준상 권고형인 12년 보다 많은 18년 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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