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年 5만㎘ 생산 초읽기 4월부터 마케팅 공세 채비 자금력 · 전국 유통망에 빅2 긴장
오비 1위 수성 · 해외 수출 투트랙 새주인 AB인베브, 인기브랜드 투입
하이트 “품질 업그레이드 1위탈환” 지역별 영업본부 재편 등 총력전
대한민국 맥주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양분해온 맥주시장에 롯데맥주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3파전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맥주시장이 3파전으로 탈바꿈하기는 쿠어스맥주가 등장한 1993년 이후 20년 만이다.
새주인을 맞이한 오비맥주의 1위 수성전략과 하이트진로의 1위 탈환을 노린 배수진, 맥주시장 연착륙을 겨냥한 롯데맥주의 도전 등이 20년 만에 재연되는 맥주시장 신(新)삼국지의 관전 포인트다.
1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맥주 매출은 각 1조2600억원과 9223억원이다. 시장점유율로 따진다면 오비맥주 60%, 하이트진로 40% 안팎이다. 올핸 이 같은 황금비율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롯데주류가 4~5월께 맥주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기 때문이다.
롯데는 충북 충주에 연간 생산량 5만㎘ 규모의 맥주공장 공사를 마치고 제품 생산이 초읽기에 돌입한 상태다. 다음달 초 언론사 공장투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맥주시장 흥행몰이에 나선다는 게 롯데 측 계산이다. 이를 위해 4월부터 연말까지 총 200억원 상당을 마케팅 판촉비로 쏟아붓기로 했다.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 그룹 계열사 유통망과 롯데아사히주류를 통한 수입맥주 유통망을 활용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벌써부터 맥주시장 연착륙을 위해 롯데그룹 차원에서 총력전을 펼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한 상황이다.
롯데는 올해 1차 맥주 매출목표를 250억원(점유율 2.7%)으로 잡았다. 롯데는 오는 2017년까지 7000억원을 투입해 연산 50만㎘ 규모로 생산라인을 증설할 예정이다. 이 같은 목표가 완료되면 롯데는 2.7% 수준인 시장점유율을 최대 27%까지 10배가량 끌어올리게 된다.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등 선발업체와 대등한 위치에서 3파전을 펼칠 수 있는 셈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올핸 시장 진입과 안착에 주력할 것”이라며 “인지도를 쌓은 후 내년 이후부터 본격적인 점유율 게임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롯데맥주의 일거수일투족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롯데맥주 뒤에 있는 롯데그룹의 자금력과 전국 유통망 등 막강한 지원세력이다. 여기에 소주와 전통주, 위스키, 수입맥주, 와인 등 종합 주류메이커라는 점도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롯데를 무시할 수 없는 라이벌로 여기는 이유다.
업계에선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6 대 4 점유율 구도가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크지만 향후 수년 내 3사가 엎치락뒤치락하는 3파전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전망 때문일까. 최근 하이트진로와 오비백주의 발걸음이 무척 바빠졌다.
우선 오비맥주는 세계 1위 맥주업체 AB인베브가 인수한 첫해라는 점에서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롯데의 맥주공장이 오비맥주의 카스공장(충북 청원)과 텃밭이 비슷한 충북 충주라는 대목도 오비맥주가 바짝 날을 세우는 또 다른 이유다.
오비맥주의 올해 목표는 맥주시장 1위 수성이다. 오비맥주는 올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국내 독주체제를 굳히는 동시에 해외수출도 드라이브를 거는 투 트랙 전략을 선택했다. 오비맥주는 하이트진로와의 점유율 격차를 벌리고 롯데맥주도 ‘찻잔 속의 태풍’으로 전락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전국 맥주 유통망을 재정비하고 광고 및 업소 판촉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버드라이트’ ‘스콜’ 등 AB인베브의 인기 브랜드를 오비맥주에 추가 투입하는 전략도 타진하고 있다. 오는 26일 오비맥주가 선보이는 에일맥주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다.
오비맥주는 대주주인 AB인베브와 협업을 통해 아시아ㆍ태평양 맥주시장을 공략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도 생각 중이다. 오비맥주 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롯데가 맥주시장에 뛰어들지만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오비의 맥주시장 1위 자리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도 오비맥주에게 빼앗긴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그 신호탄이 바로 롯데맥주가 출범하고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인수한 2014년이다. 경영진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며 최후의 배수진까지 쳤다. 최근 40%대의 시장점유율이 위협받는 등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올해 오비맥주의 벽을 넘지 못할 경우 스파링 파트너가 오비맥주에서 신생기업 롯데로 바뀔 수 있다는 위기감도 나오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1위 탈환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하이트진로는 덴마크(칼스버그), 일본(기린), 독일(한세베버리지) 등 외국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맥주 품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전국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주류 유통망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산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소주와 맥주 영업조직이 통합한 데 이어 최근엔 11개이던 지역별 영업본부를 서울, 경기, 영남, 호남, 충청ㆍ강원 등 5개로 재편했다. 음식점 영업을 담당하는 특판조직 인력도 20%나 늘려 현장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최남주 기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