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ㆍ박혜림ㆍ배두헌 기자]‘트렁크 살인’ 용의자 김일곤(48)이 검거직전 동물 안락사용 약물을 강탈하려 한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김씨는 전날 오전 8시30분께 성수동의 한 동물병원에서 “키우는 10㎏짜리 푸들이 아프다”며 개 안락사용 약물을 요구했다. 그러나 원장이 이를 거절하자 포기한 듯 하더니, 9시50분께 돌연 흉기를 꺼내 들곤 원장과 간호사에게 “약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자살을 위해 동물병원에서 안락사용 약물을 요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일주일 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노숙하며 지내다보니 죽을 만큼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자살을 할 만한 사람이 못 되니, 보다 편하게 죽을 수 있는 안락사란 단어에 집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또 다른 범행을 저지르기 위한 도구 마련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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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김씨는 전날 성동경찰서에 압송된 직후 살해 동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잘못한 게 없다”며 “나는 더 살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그의 이같은 태도는 자살을 염두에 둔 사람의 모습으로 보긴 어렵다.

이와 관련 김태환 서울종합동물병원 원장은 “일반적으로 안락사용 약물은 50㎖, 100㎖ 단위로 나온다”면서 “50㎖로는 150~200㎏ 가량의 동물을 죽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원장은 “정맥에 주사를 놓는다면 적은 양으로도 사망에 이르기 때문에 최소 3~4명의 사람을 죽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김씨의 모순적인 태도가 정서적 불안에서 기인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곽 교수는 “엄청난 일을 저지른 뒤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자신의 모습이 매스컴을 타는 것을 보며 불안한 상태였을 것”이라며 “그러다보니 즉흥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이 나왔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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