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검 “위조 가능성 높아” 공안1부 “진본 가능성 무게” 전산전문 이상진 교수 증인 신청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위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내부에서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진상수사팀(팀장 윤갑근)에서는 법원에 검찰이 제출한 문서들의 진본성을 의심하고 있는 반면, 간첩사건의 공소 유지를 맡고 있는 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는 끝까지 문서들이 위조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 10일 국정원을 압수수색하면서 ‘위조사문서 등 행사’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초기 수사를 통해 위조사문서 행사죄를 입증할 국정원 협력자 김모(61) 씨의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김 씨가 위조서류를 만든 김 씨 아들의 노트북컴퓨터 역시 입수해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문서의 작성 주체인 중국 정부가 주한 중국대사관을 통해 문서들이 ‘위조’됐다고 알려온 상황이라 수사팀은 문서들이 위조됐을 가능성에 방점을 찍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또 12일 간첩사건의 피의자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유우성(34) 씨에게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증거 위조 의혹 등과 관련한 입장도 들을 예정이다.

하지만 간첩사건의 공소 유지를 맡고 있는 공안1부는 아직도 문서가 진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공소 유지를 진행하고 있다. 공안1부는 간첩혐의 사건 항소심 재판에 전산전문가인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검찰은 ‘출-입-입-입’으로 기재된 유 씨의 중국-북한 출입경기록이 전산 시스템의 오류로는 발생할 수 없다는 기존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이 교수를 증인으로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유 씨 변호인 측은 자신들이 제시한 출입경기록에 ‘입국’이 잇따라 기재된 이유는 시스템 업그레이드 문제로 발생한 오류 때문이라는 싼허(三合)변방검사참(출입국사무소)의 상황설명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바 있다. 검찰은 변호인 측의 상황설명서를 발급한 적이 없다는 싼허변방검사참의 문건을 제시했지만 이 문건은 중국대사관 및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DFC)로부터 위조 판정을 받았다. 또 문건 입수에 관여한 국정원 협조자 김모(61) 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 문서가 위조된 사실을 시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다.

유 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민변 측은 이미 중국 정부가 대사관을 통해 검찰의 증거가 ‘위조’라고 밝힌 시점에서 법적인 논란은 종결된 거나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민변 측은 검찰이 국정원과 검찰의 ‘간첩 조작’이어야 할 사건의 초점을 ‘증거 위조 의혹’으로 바꾸기 위해 이 교수에 대한 증인 신청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 압수수색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않고 위조사문서 등의 행사 혐의를 적용한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나온 일이라는 것이다.

민변 측은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검찰 스스로 검찰 제출의 유우성의 출입경기록 등 확보 절차에 증거능력을 배제할 범죄 사항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판단해 정식 수사에 돌입해 강제수사에 나서기까지 하였으므로, 검찰 제출의 유우성의 출입경기록 등은 범죄행위에 의하여 수집된 위법수집증거로서 그 증거능력이 없는 것은 자명해졌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총장을 중심으로 한 상명하복의 검사동일체의 원칙을 신주단지 모시듯 강조해왔던 검찰에서 한편에서는 위조 범죄 수사를 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이 사건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라는 곳에서는 아직도 중국 공문서의 위조를 인정할 수 없다고 버티며 위조 증거를 철회하는 대신, 당연히 증거능력이 배제될 위조 증거의 신빙성을 입증하겠다며 새로이 증인을 신청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도저히 정상적인 검찰의 모습이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최상현ㆍ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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