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일본의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지 3년. 2만 명의 희생자를 낸 대재앙 속에서도 ‘희망’은 자랐다.
2011년 3월 17일 지진 발생 엿새 만에 기울어진 분만대 위에서 태어난 사사키 레이타(佐々木伶汰ㆍ3ㆍ사진) 군은 4월 유치원에 갈 생각에 한껏 들떠 있다.
어머니 유카코(有香子ㆍ37) 씨는 당시를 떠올리면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수 없다. 유카코 씨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던 3월 11일 여동생 집에 들렀다 쓰나미의 습격을 당했다. 주택 붕괴는 면했지만 1층은 침수됐고, 가까스로 2층으로 대피해 이웃 주민 20명과 구조를 기다렸다.
만삭의 유카코 씨는 창문 밖으로 사람과 차가 함께 휩쓸려 가는 광경과 바로 옆에서 숨을 거두는 여성을 지켜봐야 했다. 칠흑같은 어둠과 추위 속에서도 아기를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이틀을 버텼다.
마침내 도착한 구조대는 임신부 유카코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는 “폐수와 기름 냄새가 진동하는 가운데 널부러진 시체를 보면서 옮겨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주변에서 “힘내요 임산부!” “희망의 아기에요!”라는 응원의 소리가 들려왔다.
유카코는 “많은 사람들이 물에 휩쓸려 희생되는 가운데서도 사람들의 도움으로 아기가 태어났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레이타의 이름에도 사람인(人)변과 삼수(水)변을 넣었다”고 말했다.
그는 “육아로 힘들 때면 당시를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작은 일에 고민하고 있는 자신이 어리석게 느껴진단다.
레이타에게는 지난해 동생이 생겼다. 3살이 된 레이타는 이제 동생 료타(亮太)가 울면 “똥쌌어?” “어서 자라서 같이 걷자”고 동생을 달랠 줄 안다.
그러나 올해도 어김없이 TV에서 검은 해일이 보이기 시작했다. 동일본대지진 3주기 특집 방송 때문이다.
푸른 바다 밖에 모르는 레이타 군에게 엄마는 “쓰나미라고 하는 거야”라고 가르친다. 레이타는 “쓰나미가 오면 어떻게 하지?”라는 엄마의 질문에 “산으로 도망쳐요”라고 말한다. “아빠, 엄마 료짱(동생을 부를 때 쓰는 애칭)과 함께….”
아사히신문은 11일 일본 동부의 항구도시 미야기(宮城) 현 이시노마키(石巻)의 레이타 가족을 소개하면서 “동일본대지진 3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부흥을 목표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2014년 3월 10일 현재 일본 경찰청이 발표한 동일본대지진 사망자수는 1만5884명으로 집계됐다. 행방불명자는 2633명, 피난중 사망 등 재해관련 사망자도 3000명으로 늘어났다. 또 피난민은 27만7000명, 가설주택 거주자는 9만7000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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