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서울 한복판에서 대지진이 발생한다. 서울의 상징물인 남산타워와 국회가 와르르 무너지고, 도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JTBC 새 금토드라마 ‘디데이’는 천편일률적인 소재와 스토리가 주를 이룬 국내 드라마 시장에선 볼 수 없었던 재난드라마다. 제작기간이 상당히 길다. 황은경 작가의 시놉시스는 방송사를 떠돌며 표류하다 SM C&C와 JTBC를 만났다. “돈이 많이 드는 드라마는 안 하려 한다”(황은경 작가)는 것이 ‘디데이’가 뒤늦게 안방에 입성하게 된 이유다. 3년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15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안방 대작 ‘디데이’는 ‘서울 대지진’을 소재로 재난현장에 떨어진 외과의사들의 이야기를 그려가는 드라마다. 지진을 구현하는 컴퓨터그래픽과 아수라장으로 변해가는 현장의 얼굴을 담기 위해 제작진은 고심을 거듭했다. 드라마가 반사전제작으로 진행된 것 역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과정이었다. 이미 20회 중 13회까지 촬영을 진행, 출연배우들은 너나없이 ”‘디데이’에 출연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입을 모은다.
연출을 맡은 장용우 감독은 “일본 대지진 영상과 다큐멘터리, 할리우드 재난영화 등 참고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섭렵했다”며 “압도적인 지진현장을 구현하기 위해 엄청난 CG를 동원했다”고 말했다.
사실 드라마에서 사용한 컴퓨터그래픽(CG)은 불과 5%에 그친다. 지진이 시작되는 서울 거리를 구현하기 위해 장용우 감독은 두 가지를 염두했다. “CG가 왜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장 감독은 “촬영이 불가능한 걸 가능하게 해주는 것, 예상가능한 걸 충분히 보여주는 것”에 염두하고 ‘서울대지진’ 현장을 담기 위한 5%의 CG에 총력을 기울였다.
서울의 상징물이 무너지는 장면 등을 CG의 도움을 받았고, 그 이외의 장면에선 CG를 전면으로 내세우지 않았다. 장 감독은 “촬영을 진행하며 CG가 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지진이 난 거리의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오픈세트를 만들어 촬영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서울대지진이 중심 소재이기에 장 감독은 “폐허가 된 현장을 배우들이 직접 만질 수 있어야 하고 질감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직접 발품을 팔아 장소를 물색했다. 거리의 멘홀 뚜껑을 열어 지하도를 찾았고, 경기도 이천에 세트를 만들어 지진 후 잔해물을 설치했다. 철거가 진행되는 현장을 찾아나선 것도 지진 후의 상황을 구현하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이다. 그 결과 ‘디데이’의 배경은 서울임에도 제작진과 배우들은 부산과 전북을 오가게 됐다. 김포공항 활주로도 ‘디데이’의 촬영지였다. 배우들은 그 안에서 합을 맞춰 자연재해를 맞닥뜨린 공포감을 연기한다. 장 감독은 모든 연기자들과 지진이 발생하는 순간 나오게 되는 동작과 표정을 일일이 지도하며 호흡을 맞췄다. ‘디데이’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이 모든 장면들은 3회분에서 무려 9분간 시청자와 만난다.
드라마는 ‘서울 대지진’이 벌어진 후 아수라장이 된 도시 속 종합병원 외과의사들에게 주어진 사투를 그려간다. 소재는 거대하지만 이 안에 담길 내용은 ‘휴머니즘’이다. 장 감독이 심사숙고 끝에 이 드라마의 연출을 맡게 된 것 역시 시놉시스에 적힌 “삶은 계속 돼야한다”는 한 줄 때문이었다.
장 감독은 “지진은 나오지만 결국 사람의 이야기다.위기와 시련이 닥친 이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재난을 극복해가는 사람들을 통해 카타르시스와 휴머니즘이 주를 이룬다”며 “자연재해라는 극한의 공포 앞에 놓인 인간들이 위기를 이겨내고 삶을 이어간다는 숭고함이 드라마를 통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첫 방송은 1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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