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남근 기자]올해 직장인들은 연말정산 환급금때문에 속이 많이 상했습니다. ‘13월의 보너스’로 불리는 연말정산 환급금이 전년보다 몇 만원부터 몇 백만원까지 줄면서 ‘13월의 세금폭탄’으로 돌변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2년 9월 간이세액표가 바뀌어 원천징수세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라지만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축소(20%→15%) 등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런 가운데 소득공제상품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보험과 연금저축 등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되는 등 지난해 개정된 세법이 적용돼 환급혜택이 더욱 줄어들 전망이기도 합니다. 이달 17일 나올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에 관심이 큰 것도 이때문입니다. 소장펀드는 올해 직장인들이 신규로 가입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소득공제상품입니다.
그럼 소득공제장기펀드가 어떤 것인지 알아볼까요? 지난 5일 금융위원회는 소장펀드의 명칭을 ‘더블누리펀드’로 붙였습니다. 수익도 올리고 세제혜택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한마디로 ‘재(財)테크와 세(稅)테크를 동시에 한다’는 것입니다.
소장펀드는 연봉 5000만원 이하 근로자가 연간 600만원을 5년 이상 납입하면 납입금액의 40%, 연간 24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줍니다. 연간 600만원을 투자할 경우 39만6000원을 환급받아 납입액 대비 6.5%포인트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펀드수익률이 0%라도 소득공제만으로 연간 6.5%의 수익을 낸다는 의미입니다. 그야말로 지금까진 보기 어려웠던 ‘별(★)에서 온 펀드’라 불릴만 합니다.
물론 최소 5년 이상 가입해야 가입 후 최장 10년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펀드의 특성상 손실이 날 수도 있습니다. 가입 후 5년 이내 해지하면 총 납입금액의 6%의 가산세가 부과됩니다. 하지만 가입 후에는 8000만원까지 급여가 올라도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점은 유리합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종합소득이 없는 근로소득자 중 연소득 3000만~5000만원의 약 280만명이 유효한 가입자가 될 것”이라며 “재형저축보다 의무가입기간도 2년이 짧아 세제혜택이 있는 상품 중 가장 좋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각종 조세혜택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소득공제혜택을 지닌 소득공제장기펀드는 가입자의 과표구간에 따라 최대 10.6%의 수익률제고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가입대상이 연봉 5000만원 이하 라는 것은 조금 아쉬운 측면이 있습니다.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연봉기준을 6000만~7000만원까지 올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소장펀드는 현재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30개사가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산운용사들은 시황에 따라 상품을 마음대로 갈아탈 수 있는 전환형 펀드 세트 1개 또는 일반형(비전환형) 펀드 2개 이내에서 준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가입 후 장기간 유지해야하는 펀드 특성을 감안해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 내 소장펀드 비교 공시도 신설했습니다. 투자 대상은 코넥스를 포함한 국내 주식 40% 이상으로 정해졌습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업계는 소득공제 장기펀드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특히 지난해 서민층 재테크 수단으로 17년만에 부활된 신(新) 재형저축의 인기가 예상밖으로 시들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소장펀드의 인기가 높아질 것이라는 부푼 꿈(?)을 갖고 있습니다.
은행연합회가 집계한 올해 1월 말 현재 금융권의 재형저축(펀드 포함) 활동계좌는 175만2297좌로 지난해 12월 말(177만3428좌)보다 2만1131좌(1.2%)나 줄었습니다. 재형저축 계좌는 지난해 6월 말 182만8540좌로 고점을 찍은 뒤 7개월 연속 줄었습니다. 장기주택마련저축과 달리 소득공제 혜택도 없고 금리도 최고 연 4.2%∼4.5%지만 3년이 지나면 금리가 변동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소득공제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장기주택마련저축이 사라진 공백을 소장펀드가 어느정도 대신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큽니다. 실제 소득공제혜택을 지닌 장기주택마련저축은 1994년 도입된 이후 급속히 증가해 2009년 10월까지 15조3000억원까지 이르렀지만 2010년 가입자부터 소득공제혜택이 사라지면서 2012년까지 6조1000억원이나 감소했습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재형저축은 이자와 배당소득세에만 비과세를 해줬지만 소장펀드는 소득공제로 실제적으로 돌려 받는 금액이 많아 재형저축보다 더 인기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증권사 한 PB도 “선진국경제를 중심으로 글로벌경기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증시도 동반상승할 경우 소득공제장기펀드의 투자수익률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증권사와 운용사들도 이에맞춰 대대적인 홍보와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유진투자증권은 소장펀드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90일간 연 6.0% 금리의 환매조건부채권(RP)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10일부터 시작합니다. 펀드온라인코리아 등 펀드슈퍼마켓에서는 판매보수를 오프라인(1%)의 3분의 1 수준인 0.3%로 낮춰 판매할 예정입니다.
‘절세상품 빈궁기’인 요즘, 소득공제장기펀드가 얼마나 인기몰이를 할 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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