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ㆍ배두헌ㆍ박혜림 기자]“노동개혁은 우리 딸과 우리 아들의 일자리입니다”

북한의 지뢰ㆍ포탄 도발로 전쟁위기로 치닫던 긴장국면이 고위급 당국자 간 협상 타결로 완화되면서 한숨을 돌린 정부가 명운을 걸고 노동개혁에 올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 부문은 크게 두가지로, 임금피크제(salary peak·일정 연령이 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 확산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과 저성과자 퇴직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일반해고 지침 도입이다.

정부는 특히 임금피크제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청년실업 문제 해결의 분수령이라고 보고 있다. ▶“현금주고 어음받는 꼴”=임금피크제 전면 도입시 4년간 최대 18만여개의 청년층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오는 2016년부터 모든 기업이 이를 시행할 경우 이를 통해 발생되는 재원으로 2019년까지 18만2229개의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최완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세대간 상생고용 촉진 차원에서 임금체계개편을 통해 청년고용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통계는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기업이 임금피크제에 동참하고 이를 통해 발생된 여윳돈을 전액 고용에만 사용한다는 가정 하에 나온 결과다.

때문에 사실상 낙관론에 바탕한 이론적 계산에 불과하단 지적도 나온다.

청년실업 문제의 타개책을 임금피크제에서 찾으려 한 접근부터가 잘못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정확히 임금피크제를 통해 상쇄되는 돈을 청년 고용에 투입하겠다는 게 공개가 되지 않기 때문에 ‘현금주고 어음받는 꼴’이란 표현이 나오는 것”이라며 “임금정책과 청년실업 정책을 매칭시키는 나라는 전 세계에 없다”고 말했다.

정준영 청년유니온 정책국장은 “대기업의 비용절감 문제가 청년고용 확대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기업들의 임금 비용을 절감해줬을 때 그것이 신규 고용으로 분담될 거라는 믿음이 시장에선 사라진 지 오래”라고 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55세부터 임금피크제를 하자는데 우리나라에선 오십 중반까지 살아남는 정규직이 거의 없고 있어도 임금을 깎아 얼마나 큰 돈을 만들겠냐”고 반문한 뒤 “임금체계 조정과 청년 고용이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는 건 많은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년연장 돌려막기인가…‘청년인질’ 논란도=이번 노동개혁이 청년고용률을 현 시점에서 올린다기보단 내년부터 시행되는 60세 정년 의무화에 따라 입게 될 직격탄을 최소화는 차원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정년 연장이 자칫 청년들의 ‘고용절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상쇄하기 위한 정부의 절박함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정부가 청년을 ‘인질’로 해묵은 노동 과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종진 연구위원은 “우리 노동시장 구조개혁은 청년고용 문제가 핵심이 아니었다”며 “3월에 비정규직 노사정 합의가 잘 안되니까 정부가 청년 고용 문제를 압박 카드로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영길(아이앤에스 법무법인) 변호사는 “임금피크제는 당초 정부가 정년 연장을 의무화하는 법에 함께 포함시켜야 했다”며 “입법 과정에서 근로자 측만 과보호하는 중대한 하자를 담아 놓고 이를 뒤늦게 보완하려 하면서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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