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기자회견만큼 당에 충격을 준 사건은 정세균 전 대표가 문 대표에게 ‘살신성인’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었다. 범친노로 분류되며 당내 대표급 인사 중 유일하게 문 대표의 조력자로 여겨지던 정 전 대표가 사실상 문 대표 퇴진론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정 전 대표가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정 전 대표는 자타공인 당 내 최대 지지세력을 갖추고 있지만 말과 행동을 자제하며 막후에서 움직여 왔다.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최재성 의원의 사무총장 인선을 두고 당내 논란이 극에 달했을 때도 그는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최 의원의 총무본부장 인선이 관철됐고, 지도부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정세균계 의원들이다.
정 전 대표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데는 최근 당의 위기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인식에서다. 그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의원들뿐만 아니라 당원들 사이에서 ‘이대로는 안된다’는 인식이 점점 커지는 것 같다.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문 대표 체제에 대한 실망감도 전했다.
당 내에서는 16일 중앙위의 운명은 정 전 대표에게 달렸다는 말도 나온다. 정세균계와 비노의 보이콧으로 중앙위 자체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을 점치는 경우도 있다.
박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