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심각하면 원유파동도 불가피하다”

우유가 남아돌고 있다. 따뜻한 겨울날씨로 젖소의 집유량이 평년보다 늘어났기 때문. 반면 우유가격 인상과 각급 학교 방학 등으로 수요는 줄어 재고 증가 속도가 늘어나고 있다. 낙농업계는 이 같은 사태가 5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수요가 늘지 않을 경우 “‘원유 파동’을 피하기 어렵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따뜻한 겨울날씨+학교 방학으로 수급 불균형↑ =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낙농가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8867t 으로 지난해 5575t보다 5.2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월 하루 평균 생산량도 지난해 같은 시기(5708t)와 비교해 7.6% 많은 6143t 으로 집계됐다. 낙농진흥회가 조사한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전국 원유 생산량도 각각 17만 6211t과 18만1863t. 이는 2012년 12월의 17만 1608t과 지난해 1월 17만 2809t보다 각각 2.7%, 5.2% 증가한 수치다.

분유재고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11월 6158 t 수준이었던 분유재고는 올해 1월 9978 t 으로 1만 t 에 육박한다.

이 같이 우유가 남아도는 이유는 따뜻했던 겨울날씨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젖소가 원유를 생산하기에 적합한 온도는 10~20도로,올해 겨울이 비교적 기온이 높아 젖소들의 집유량이 평년보다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더해 ▷구제역 사태이후 원유 생산량 증대정책 지속 ▷원유가격 연동제 도입으로 인한 생산량 증대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줄어든 수요다. 방학기간이 겹치면서 각급 학교 급식 수요가 줄었고, 우유가격 인상으로 소비도 위축됐다. 수급불균형으로 인해 낙농가의 재고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수급불균형이 심각해지면 최악의 경우 ‘원유파동’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 된다. 이미 재고 수준이 적정수준을 넘어선 만큼 업계의 부담도 더욱 커질 것이란 시각이다. 한 낙농업계 관계자는 “젖소는 통상 겨울이 지나고 더위가 본격화하는 5월 초까지 원유생산량이 늘어난다”면서 “수요는 늘지 않는 가운데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 재고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심하면 원유 파동도 불가능해 진다”고 전망했다.

▶특명 “소비 늘려라”… 바빠진 유통ㆍ유가공업계 = 유통업체와 유가공업체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소비 활성화를 위해 할인율 확대ㆍ끼워주기 등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롯데마트는 자체 매장의 올해 가격 할인 품목을 작년보다 2배 이상으로 늘렸다. 가격할인폭도 10%→15%로 확대했고 행사기간도 지난해 2주에서 올해 한 달로 늘렸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업계 1위인 서울우유는 유업체 가운데 할인 행사가 가장 적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행사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한 유가공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1ℓ들이 제품을 2개씩 묶어 20%가량 할인을 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며 ”“커피숍이나 제과업체 등에 납품하는 우유의 경우 끼워팔기 등 방식으로 대략 15∼20%가량 할인을 해주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가격을 올렸지만 그 덕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