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우려속 올 중앙정부분만 공개 규모 · 독점사용 논란 등 잠식 의도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미ㆍ일 군사 위협보다 위구르 등 내부 테러세력이 더 위험(?)’
이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공개된 중국의 전체 예산(재정지출)에 중요한 ‘뭔가’가 빠졌다. 국방예산보다 덩치가 더 커진 공공안전 총예산이 빠진 것이다.
‘테러와의 전쟁’으로 치안유지가 올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음에도 중국 지도부가 전체 공공안전예산을 공개하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다. 이는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을 통제하는 데 엄청난 돈을 쏟아붓는 ‘경찰국가’라는 대내외 비판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재정부가 지난 5일 전인대에 보고한 중국의 올해 예산안 중 국내 치안유지 등에 사용되는 공공안전예산은 중앙정부분만 발표됐다. 지방정부분까지 포함한 전체 예산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앙정부의 공공안전예산은 전년보다 6.1% 늘어난 2050억6500만위안에 달했다.
중국의 공공안전 관련 예산은 국방예산보다 규모가 더 크다. 공공안전 예산 규모는 빠르게 늘어나면서 2011년부터 국방예산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전체 공공안전예산은 전년보다 8.7% 증가한 7691억위안으로 3년 연속 국방예산을 초과했다. 올해도 국방예산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공공안전 예산에 대한 전체 그림은 공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전인대 의원들은 대답을 하지 않거나 “모른다”로 일관하고 있다.
공공안전예산은 공안, 무장경찰, 검찰원, 법원 등 경찰과 정법기관이 사용하는 돈이다. 주로 범죄를 소탕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경비다. 그렇지만 상당 부분이 반체제인사 감시·통제, 시위진압, 인터넷상의 정보차단 등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선 빈부격차, 부패확산 등으로 사회갈등이 증폭돼 매년 시위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신장(新疆)위구르, 시짱(西藏ㆍ티베트) 등지에서 민족갈등이 고조되면서 테러도 빈번해지고 있다.
양회 개막을 앞두고 지난 1일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에서 발생한 위구르 독립세력의 무차별 흉기테러 사건이 대표적이다.
때문에 사회안정과 관련된 예산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막대한 국민의 세금이 공산당 정권 유지·보호와 치안유지를 위해 들어간다는 것이 널리 알려지면 정권 입장에선 결코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상하이 퉁지(同濟)대학 정치학과 셰위에 교수는 로이터통신에서 “공공안전예산은 민감한 문제”라면서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다 독점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중국이 ‘경찰국가’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