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안상미 기자]정부가 6일 내놓은 인수합병(M&A) 활성화 방안은 위축된 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올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기업 구조조정을 원활히 하자는 의도가 깔려있다. 공공기관 정상화를 위한 자산 매각도 지원할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책으로 사모펀드(PEF) 등 M&A 매수주체에 가해졌던 시장규제는 대폭 완화되고, 금융ㆍ세제 혜택은 확대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M&A 정책이 공격적 인수합병으로부터 기업들의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초점을 뒀다면 이제는 정반대의 상황이 됐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대책으로 지난해 40조원이었던 M&A 시장규모가 2017년 70조원 안팎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위기 이후 M&A 위축=국내 M&A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을 기점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국내 M&A 거래건수는 2010년 811건에서 2011년 629건, 2012년 525건, 2013년 400건 등으로 불과 3년새 반토막으로 줄었다.
시가총액에서 M&A가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봐도 한국은 3.52%로 싱가포르 7.65%, 영국 5.95%, 미국 4.74%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은 상황이다. 이 시장의 침체는 기업의 자율적인 사업구조 재편을 제약할 뿐 아니라 당면한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중소ㆍ벤처 투자 활성화를 막을 수밖에 없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현대그룹이나 한진, 동부 등 유동성 위기를 느낀 대기업들의 매물은 쌓여가고 있는데 반해 시장에서 소화는 잘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토종 PEF 규제 완화=정부는 M&A의 주요 매수 주체인 토종 PEF의 자금조성과 투자를 제한하는 규제를 줄이기로 했다. 기업의 지분만 인수할 수 있는 기존 제도를 개편해 사업 부문도 인수할 수 있도록 했다. 보험사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 사전신고가 면제되는 PEF 출자한도는 현행 15%에서 30%로 확대하기로 했다.
대량화물 화주가 구조조정 추진 중인 해운사를 인수할 수 있도록 M&A 시장 진입에 대한 제한도 완화한다. 다만 3자 물류 촉진이라는 기본 물류 정책 방향에 따라 일정수준 이내로 자기화물 운송을 제한하기로 했다.
일반지주회사의 금융 자회사 보유를 허용하되 보험사 포함 금융ㆍ보험사 3개 이상 또는 금융ㆍ보험사 자산 20조원 이상 요건 충족 시 중간금융지주회사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전업그룹 또는 전업계 PEF에 대해선 자산 5조원 이상 때 발생하는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에 따른 제한을 줄여주기로 했다. 계열사 의결권 제한이나 공시 의무 및 자본시장법상 5년 내 계열사 처분의무 등 규제를 없애 PEF가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중소 벤처 M&A 활성화도 기대=정부는 M&A 활성화로 중소ㆍ벤처 기업의 자금 회수는 쉽게 하고, M&A를 통한 제2의 성장도 꾀하도록 했다.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ㆍSPAC)의 자기자본 최소금액은 현행 100억원에서 30억원으로 대폭 낮춘다. 스팩은 기업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해 M&A을 목적으로 투자자의 돈을 받아 장외기업을 사서 상장한다. 스팩이 지금까지는 100억원 이상의 회사만 M&A 할 수 있었던 데 반해 앞으로는 30~100억원 사이의 벤처기업도 사들일 수 있게 됐다.
기술혁신형 M&A의 경우 법인세 공제나 소규모ㆍ간이합병 특례 대상을 중소기업에서 이노비즈 기업으로 확대했다.M&A로 과점주주가 되는 경우 부과하는 간주취득세 면제대상은 기존에는 코스피시장만 해당됐지만 앞으로는 코스닥시장도 포함된다.
성장사다리펀드 내 중소·중견기업 M&A 지원펀드 규모는 3년 내 1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시장의 자율적인 M&A가 활성화되면 중소ㆍ벤처기업 투자가 늘고 기업의 사업구조 재편도 촉진돼 한국 경제의 역동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