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 장수히트상품 가운데 위기와 시련을 이겨내고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제품들이 의외로 많다. 최근 MSG 유해성 논란이 종지부를 찍으며 대상의 발효조미료 ‘미원’이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미원은 1960년대 한국의 조미료 시장을 연 제품으로, 당시 미원이라는 이름 하나가 한국의 모든 조미료를 대표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가구 1미원’이라 부를 정도로 모든 가정의 필수품이었다. 하지만 90년대 초 한 식품회사의 무첨가 마케팅이 발단이 되면서, MSG 유해 논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미원은 20여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MSG의 안전성에 대한 해묵은 논란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아 왔다.
미원은 2012년 여름, 모 종편채널에서 MSG 유무해성 논란을 재점화 해 다시 이슈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이는 기회로 전환됐다. 논란이 확대되면서 주요 언론에서 MSG에 대해 재조명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FDA, 식약처 등에서 입증한 MSG의 안전성이 전해지면서 ‘화학조미료’라는 오해를 벗었다. 미원은 현재 국내 시장에서 1200억원 가량의 연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400억원 이상이 소비자가 직접 구입한 소매 판매 매출로, 매년 소폭씩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해외 매출의 성장세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미원의 해외 매출은 1994년부터 2013년까지 20여 년 간의 증가액이 2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올 해부터 식약처 식품첨가물 분류에서 화학적 합성첨가물이라는 용어가 퇴출되고, 정부 차원에서 MSG 안전성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이루어질 예정이어서 앞으로 ‘국민조미료’ 미원의 부활이 기대되고 있다.
최광희 대상 식품사업총괄 그룹장은 “지금의 흐름을 기회로 보고, MSG에 대한 긍정적 여론을 지속적으로 형성해 가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며, “이와 함께 광고, 캠페인, 제품 리뉴얼, 이벤트 등 미원 제품 자체에 대한 마케팅 활동도 병행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동원F&B의 ‘쿨피스’도 ‘제2 전성기’를 맞고 있다. 쿨피스는 1980년 해태유업이 국내 최초로 출시한 유산균 음료로, 지금은 해태유업을 2006년 인수한 동원F&B가 판매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지만, 2000년대 이후 음료시장에도 웰빙∙고급화 바람이 불면서 쿨피스의 존재감은 크게 떨어지게 됐다.
하지만 최근 경기불황을 타고 쿨피스의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추세다. 일반 과일주스에 비해 훨씬 가격이 저렴한데다 30~40 소비자의 향수를 불러일으킨 것도 한 몫 했다. 또한 매운 음식에 어울리는 음료로 인식되면서 업소용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쿨피스의 지난해 매출은 2009년 80억원에서 두 배 가까이 성장한 150억원에 이른다.
농심 ‘신라면 블랙’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시련과 부활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했다. 2011년 4월 첫 출시 당시 한 달 여 만에 매출 90억원을 올리며 집중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곧 가격논란과 동시에 과장광고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으며 위기가 찾아왔다. 이후 한 차례 가격인하에도 불구하고 출시 4개월 만에 국내판매 중단이라는 시련을 맞이했다.
하지만 해외시장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2012년 10월 국내에 재 출시됐다. 기존 제품보다 나트륨 함량을 줄이고 맛을 보강한 ‘신라면 블랙’은 출시 이후 한 달 동안에만 약 600만개 이상 팔리며 6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OB맥주는 ‘OB골든라거’라는 새 이름을 달고 부활했다. 70~80년대 국내 맥주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OB브랜드는 90년대에 들어 시장 1위 자리를 내주며 쇠락의 길을 걸었다. 전성기 시절 70%에 육박했던 점유율이 2010년 1.9%까지 떨어진 것. 하지만 지난 2011년 30대 남성을 타깃으로 하는 정통 맥주 ‘OB골든라거’로 새롭게 탄생, OB의 옛 영광을 되찾았다.
출시 200일 만에 판매량 1억병 돌파하며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게 됐다. 갓 양조한 듯 오랫동안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도록, 국내 맥주업계 최초로 병뚜껑에 신기술 ‘락킹 공법’을 도입한 점. 그리고 독일 지역에서 생산되는 아로마홉과 황금맥아(골든몰트)로만 만들어 기존 제품과 맛에 차별화를 둔 것이 ‘OB골든라거’의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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