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수출부진까지 겹쳐 ‘3중고’ 2009년 외환위기이후 가장 낮아 中경제 경착륙 등 대외악재 산적 올 2.8% 성장 목표치 빨간불
금리인하라는 극약처방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이 급속 둔화되고 있다. (경제성장률) 수치는 금융위기와 맞먹는 수준이지만, 체감지수는 IMF 수준으로 최악의 상황이다. 정부는 22조원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해 급한 불을 끄려고 하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 한국은행이 2.8%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 다시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메르스ㆍ가뭄ㆍ수출부진…3중고의 화마에 휩쓸린 한국경제=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보다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9일 이주열 한은 총재가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을 발표하면서 공개했던 2분기 성장률 예상치 0.4% 보다도 0.1%포인트 낮은 수치다. 당시 예상 보다도 한국경제가 더 않좋다는 애기다.
특히 0.3%라는 수치는 5개 분기째 0%대 저성장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작년 4분기(0.3%)와 같은 수준으로, 작년 4분기를 제외하면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1분기(0.1%) 이후 약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1.50%까지 끌어내리는 극약처방까지 동원했지만 꺼져가는 불씨는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분기 성장률은 2012년 3분기 0.4%에서 2013년 2분기 1.0%로 올랐으나 같은 해 3분기와 4분기에 0.9%를 각각 기록했다. 이어 작년 1분기엔 1.1%로 다소 반등했지만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분기엔 0.5%로 떨어졌고 3분기엔 0.8%를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엔 0.3%로 무너졌고 올 1분기엔 0.8%를 기록했다. 2분기의 작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2.2%로 집계돼 1분기 2.5%보다 떨어졌다.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이 이처럼 급속 둔화되고 있는 데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ㆍMERS)에 가뭄, 수출부진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가뭄 피해가 0.1%포인트, 메르스 사태가 0.2%포인트대 후반, 순수출이 0.2%포인트가량 연간 성장률을 떨어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3가지 요인이 2분기 성장률을 애초 예상보다 0.5∼0.6%포인트 낮춘 셈이다. 사실상 3중고의 늪에 빠져 한국경제가 허우적대고 있다는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부동산 경기 회복에 따른 건설투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가 전분기 대비 0.3% 줄었다. 준내구제와 서비스가 줄어든 탓에 작년 2분기(-0.4%) 이후 1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수출은 반도체, 자동차 등 재화수출을 중심으로 0.1% 증가하는데 그쳤다. 0.1% 증가했다고 하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선 0.9% 떨어졌다. 수입은 원유, 자동차, 거주자 국외소비 등이 늘면서 0.5%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가뭄과 메르스의 충격파가 여실히 드러난다. 농림어업은 가뭄으로 인해 11.1%나 감소했다. 농림어업 생산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2분기 이후 1년만이다. 메르스의 타격으로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은 1분기 0.9%에서 2분기엔 0.1%로 급격히 둔화됐으며,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도 전분기 0.8%에서 -0.5%로 반전됐고 병원 등이 포함된 보건 및 사회복지 부문의 생산도 1분기 1.8% 증가에서 2분기 1.7% 감소로 돌아섰다.
▶곳곳에 켜진 경고등…경제성장률 2.8% 방어도 위험하다=문제는 최근의 경기부진이 메르스와 같은 일시적인 영향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11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미약한 소비 및 투자심리, 흔들리는 수출경쟁력 등 한국경제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곳곳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으로 향후에도 좋아지기는 커녕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11조8000억원대의 추경안을 포함한 22조원 규모의 재정보강책으로 경기부양을 꾀하고 있지만 급속도로 약화된 경제 기초체력을 되살려 놓을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추경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표류해 집행시기도 가늠할 수 없다.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경착륙 우려 등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외변수도 심상치 않다. 미국 금리인상이 예고된 악재라고는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현실화는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게 뻔하다. 한국경제와 연관성이 높은 중국경제는 어디로 갈지 예측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더 하향조정할 것이라는 애기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ING는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한 번 더 하향조정하고, 기준금리도 1.25%로 25bp 추가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ING의 팀 콘든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은이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성장률이 각각 2.4%와 3.1%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가 잦아들고 12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고려한 전망”이라며 “경제 성장세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란 기대는 과도한 낙관주의다”고 말했다.
한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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