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무수한 스포일러가 기승을 부리며 제작진은 ‘결말 함구령’을 내렸다. 27일 마침내 ‘별에서 온 그대’의 마지막회가 공개되자 시청자들은 안심했다. 김은숙 작가의 인기 드라마 ‘파리의 연인’ 결말과 닮은꼴이라 했던 ‘별그대’ 결말은 스포일러 역시 완벽히 피해갔다.

브라운관을 평정한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장태유, 제작 HB엔터테인먼트, 이하 ‘별그대’)가 27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완벽한 외계남 도민준(김수현 분)과 국민여신 천송이(전지현 분)는 불완전하지만, 웜홀을 오가는 사랑을 통해 ‘완벽한 행복’의 시간을 만나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방송분에 앞서 온라인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별그대’를 주고 온갖 결말 추측글이 쏟아졌다. 촬영현장 사진이 공개된 것을 토대로 작성된 추측 가운데 하나는 ‘별그대’ 애청자들의 불안감이 고스란히 담긴 내용이었다. 드라마 사상 가장 허무한 결말 중 한 가지로 꼽히는 ‘파리의 연인’ 결말과 같다는 것.

내용은 이렇다. 드라마 속 ‘영화제’에서 천송이(전지현 분)는 갑자기 나타난 도민준 (김수현 분)과 키스를 한다. 취재인의 플래시가 터지고 관중들은 난리법석이지만, 그때 들려오는 외마디는 ‘컷’. 1회부터 모든 게 영화촬영이었다는 것이다. 드라마는 ‘수고하셨습니다’라는 한 마디로 상황을 정리하고 천도커플(천송이와 도민준을 줄여서 부르는 말)은 각자 벤으로 향한다는 결말이었다.

이는 앞서 2004년 방송된 SBS ‘파리의 연인’ 결말과 닮은꼴이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은 재벌 2세 한기주(박신양 분)와 평범한 여성 강태영(김정은 분)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었는데, 마지막회에서 이 모든 내용은 작가 강태영이 쓴 시나리오 속 내용인 것으로 마무리됐다.

‘별그대’는 달랐다. 분명 스포일러 속에 담긴 내용이 드라마에 등장했다. 영화제에서 천송이는 3년 만에 나타난 도민준과 눈물로 재회하며 입을 맞추기도 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톱스타 천송이의 새영화 내용의 일부는 아니었다.

3년 전 지구를 떠나 웜홀로 빨려들어갔던 도민준은 그 곳에서 자신의 몸상태를 회복시킨 뒤, 지구로 돌아오는 연습을 했다. 지구로 돌아오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이전처럼 완벽하게 머물 수는 없었다. 처음 지구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불과 5초. 천송이와 헤어지고 한 달이 지나던 날, 남산타워에서 천송이 앞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 처음이었다. 그리움에 사무쳤던 천송이는 자신이 환영을 본 것이라 생각했지만, 잠깐의 등장은 도민준이 천송이 곁으로 돌아오기 위한 노력의 결과였다.

지구를 떠나고 3년이 지난 뒤 도민준은 마침내 머물 수 있는 시간을 늘려 1년 2개월을 천송이와 함께 지낼 수 있게 됐다. 물론 어느 순간 말도 없이 사라진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기억하고 있는” 도민준은 반드시 천송이의 곁으로 돌아오고, 다시 돌아올 땐 더 오랜 시간을 함께 있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완벽하게 행복한 시간’이 될 수 있었다.

스포일러는 보기 좋게 피한 ‘별그대’다운 기발한 엔딩이었고, 허무하지 않은 해피엔딩을 간절히 바라던 시청자들 역시 만족할 만한 마지막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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