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금융당국이 최저보증이율을 제공하는 금리연동형 보험상품에 대해 보증수수료의 수납 여부와 상관없이 책임준비금 적립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책임준비금이란 보험회사가 보험 계약상의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적립하는 준비금을 말한다.
23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일반계정 보험상품의 보증준비금 제도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 중이다. 특히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해 금리연동형 보험상품에 대해 최저보증이율을 의무적으로 설정하도록 한 규정에 반해 저금리 현상이 심화되고, 향후 금리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최저보증이율이 설정된 모든 상품에 대해 보증수수료 수납과 상관없이 책임준비금 적립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이율을 최저보증하더라도 별도의 보증수수료를 떼지 않으면 책임준비금 적립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으나, 저금리 현상이 심화되면서 안정적인 자산운용수익률 확보가 쉽지 않는 등 최저보증이율에 대한 보험사들의 재무적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에 보증수수료 수납과 상관없이 최저보증이율이 설정된 상품에 대해서는 책임준비금을 의무적으로 적립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대부분 보험사들의 금리연동형 보험상품에 대한 최저보증이율은 높게는 3.25%에서 2% 중반대다. 반면 최저보증이율 보장에 대한 재무적 부담은 잠재돼 있으나, 부담 완화를 위한 보증수수료는 삼성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을 제외하고는 받지 않고 있다. 시장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일환이다. 반면 삼성생명은 최저보증이율에다 최저해약환급금(GMSB)까지 보장하면서 이에 따른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월납보험료에서 각각 0.4%와 3.4%의 보증수수료를 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경우 최저보증이율에 최저해약환급금까지 보장하는 등 위험 부담이 크고, 브랜드 파워에 막강한 영업조직을 갖추고 있어 시장경쟁에서 자신하고 있어 영업상 부담이 있지만 별도의 보증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이라며 “알리안츠생명은 안정적인 위험관리를 위한 차원에서 보증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 방안대로 추진될 경우 최소한의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보험업계 전문가들은 저금리가 심화되면서 공시이율이 2%대까지 하락하는 등 최저보증이율 수준과 거의 비슷해지면서 금리확정형 상품과 별반 다르지 않아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심지어 자산운용수익률이 하락해 최저보증이율 수준과 동일 또는 하회할 경우 재무구조 악화가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공시이율과 최저보증이율 수준을 감안하면 금리연동형 상품이지만 금리확정형 상품이나 다름 없다”면서 “최악의 경우 현재 4% 중반대의 자산운용수익률이 추가 하락할 경우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에 최저보증이율이 설정된 상품에 대해서는 보증수수료 수납 여부를 떠나 책임준비금을 적립하도록 해 재무적 위험에 대비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특히 새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이 도입되면 부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돼 재무적 부담이 더 커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발생할 재무적 위험에 충분히 대비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