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농촌과 지방에서 음료수를 이용한 독극물 사건이 잊을만하면 터지고 있다. 최근 10여년간 일어난 굵직한 사건만 해도 지난 2004년 대구 농약 요구르트 사건, 20007년 경북 영천 농약 드링크 사건, 2009년 전남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에 지난 14일 일어난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 등 4건이다.

지난 2004년엔 2004년 대구 달성공원에서는 벤치에 놓여있던 음료수를 나눠마신 5명 가운데 60대 노인 한 명이 숨졌다. 조사결과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 당시 이 사건뿐 아니라 같은 지역에서 한달새 같은 음료수와 비슷한 범행 수법으로 인한 피해자가 연속 발생해 8명의 사상자를 냈다.

또 2007년엔 경북 영천의 한 재래시장에서 할머니 2명이 농약이 들어간 ‘드링크’를 마시다 숨진 사건이 있었다. 당시 이 사건은 2004년의 농약 요구르트 사건과 마찬가지로 불특정 다수를 노린 사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경찰이 수사를 진행했다. 지난 2009년엔 전남 순천에서 3명이 막걸리를 나눠먹고 이중 1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조사 결과 이 막걸리에는 청산가리가 들어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은 사망자인 50대 후반 여성의 남편과 딸이 범인으로 밝혀져 커다란 사회적충격을 줬다. 오랫동안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오던 부녀가 희생자를 살해한 사건으로 결론났다.

이어 지난 14일에는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리 마을회관내 냉장고에 든 사이다를 마시고 할머니 6명이 쓰러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현재까지 2명이 사망했다. 같은 동네 80대 할머니가 용의자로 체포돼 수사를 받고 있지만, 불특정 다수를 노린 범죄인지 개인적인 동기에 의한 사건인지 현재까지 전혀 밝혀지지 않아 미궁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자아내고 있다.

용의자인 같은 동네 80대 할머니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거짓말탐지기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골 마을의 같은 동네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으로 18일 현재까지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할 점이 적지 않다. 범행동기를 밝혀내는 게 핵심일 것으로 보인다.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리 마을회관에서 살충제가 든 사이다를 나눠 마시고 중태에 빠져 병원 치료를 받던 할머니 4명 중 1명이 숨졌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으로 숨진 피해 할머니는 2명으로 늘었다. 18일 경북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41분께 경북대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라모(89) 할머니가 숨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 17일 이 사건 유력 용의자로 숨진 라씨와 같은 마을에 사는 80대 할머니 A씨를 체포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이 유력하게 꼽고 있는 증거는 A씨 집 주변 수색에서 발견된 뚜껑이 없는 자양강장제 병이다.

병 속에는 피해 할머니들이 마신 사이다에 든 살충제와 같은 성분의 살충제가 담긴 것으로 감식 결과 드러났다. 이 살충제는 무색무취한 맹독성 농약으로 2012년 판매가 금지됐다. 살충제가 남은 자양강장제 병에 찍힌 유효기간과 할머니 집에 보관 중인 같은 종류 자양강장제 병의 유효기간이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양강장제 병이 발견된 곳은 A씨 집 대문 부근 대나무 울타리로 누군가가 고의로 갖다 놓지 않고서는 병이 발견되기 어려운 곳이다. 용의자로 지목된 A씨는 사건 당일 사이다를 마시지 않았다는 점이 유력한 혐의가 되고 있는데 만일 또 다른 진범이 있다면 그가 살충제가 든 병을 A씨 집 대문 옆에 숨겨뒀다고 가정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A할머니를 범인으로 볼 수 있는 증거는 없어진다.

주민들의 진술도 문제다. 주민들은 용의자를 두고 “할머니들끼리 재미삼아 10원짜리 고스톱을 치곤했다”면서 “성품이 온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집 마당에 작은 텃밭을 일구며 홀로 살고 있는 전형적인 시골 할머니라는 게 주민들의 공통된 얘기다.

경찰은 일단 사건 발생 후 A씨가 보인 행적과 각종 진술 등에서도 의심스러운 점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체포 후 변호사 입회하에 경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관련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또 거짓말탐지기 사용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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