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안보법안을 강행처리한 이후 한ㆍ일관계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그 관심은 안보법안에 반영된 ‘집단적 자위권(이하 집자권)’이 한반도 유사시 일본이 개입할 장치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계 악화 측면에 무게가 쏠린다.
정부도 한반도 안보와 연결된 사안인 만큼 그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 드러난 정황만으로 한ㆍ일관계의 악화를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일본의 집자권 행사와 관련, 한국의 득과 실을 객관적으로 보는 게 추후 양국간 협력을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17일 일본의 집권 여당이 전날 집자권이 반영된 법안을 중의원에서 강행 처리한 것과 관련, “과거 일본침략의 역사를 가진 한국으로서는 일본이 집자권 행사 범위 확대 등을 통해 침략자로 돌변할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생긴 것 자체가 찜찜한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일본 중의원을 통과한 11개 법안 중 집자권을 반영한 ‘무력공격사태법’ 개정안은 타국에 대한 무력공격일지라도 일본의 존립이 위협받는 등의 경우 자위대의 무력행사를 가능케 한다. 또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후방지원을 상정한 ‘중요영향사태법’은 일본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 자위대가 전 세계 어디서나 미군 등 외국 군대를 후방지원토록 하는 조문을 담았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해당 법안의 최종통과는 한ㆍ일관계 악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일본이 안보정책 변화를 통해 한반도 급변 사태 시 자위대가 한국 땅에 발을 들여놓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게 그 이유다. 또 최악의 경우 일본이 군사력을 증강해 한국의 안보를 위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부는 이에 대해 “한반도 안보와 우리의 국익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우리의 요청ㆍ동의가 없는 한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러면서도 해당 법안이 아직 참의원에서의 심의과정을 남겨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상황이나 한ㆍ일관계 등을 예단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견지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해당 법안의 불안요인에만 집중하고 한ㆍ일관계의 악화 조짐과 연계시키는 것은 상당한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일본의 집자권 행사를 통한 한국의 득과 실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일본의 집자권 행사는 양날의 검”이라며 “일본의 안보태세가 유연해지면서 군사적인 활동이 이전보다 두드러진다는 위협요소도 있지만, 반대로 한반도 유사시 한국을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는 태세를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집자권 행사와 관련해 어떤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고, 또 어떤 도전요인이 있는지 명확히 할 때 양국간 실질적 관계 개선과 협력도 이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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