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야금야금 내 월급도둑’ 인 커피, 한잔에 4000원 정도해도 한달이면 꽤 큰 돈이다. 이런 서민 문화에 콧대를 세운 ‘루왁커피’ (Kopi Luwak)는 한잔에 세종대왕님을 몇번이나 떠나보내야 할 만큼 비싸기로 유명하다.
고양이 배설물 추출이라는 생산 과정과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두번 놀란 이들은 루왁커피의 등장에 ‘우악’이라는 놀라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루왁커피는 원두 거래 가격이 현지에서 1kg당 500~600달러로, 한 잔당 30달러(한화 약 3만000원)이나 한다. 하지만 세상의 기록은 깨기 위해 존재하는 법. 이 럭셔리한 ‘고양이 똥‘ 커피를 단번에 밀어낸 것이 바로 ‘코끼리 똥’ 커피이다.
2012년 태국에서 생산된 이 커피는 블랙 아이보리 (black ivory)로, 코끼리 배설물에서 커피 생두를 채집해 만들었다.
1kg당 1100달러(한화 약 123만원), 한잔에 50달러(한화 약 5만5000원)이나 되는 커피의 등장에 전세계는 호들갑을 떨며 큰 관심을 보였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끼리가 커피 생두를 소화시키면서 쓴맛을 내는 단백질을 파괴하기 때문에 커피는 한층 더 부드러운 맛을 낼 수 있다.
독특한 풍미를 지닌 이 커피의 향은 초콜릿과도 비슷하다. 맛을 본 이들은 대부분 “밀크 초콜릿맛이 난다”, “견과류에 레드 베리가 더해진 것 처럼 구수하다”, “극히 부드럽다” 라고 평가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이 커피를 넣은 맥주가 인기리에 완판 돼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일본의 맥주회사 장크트갈렌이 2013년 선보인 이 맥주는 3000병 한정 수량이 금세 완판되기도 했다.
그로부터 몇년 후, 지난 2월 베트남 현지 언론은 베트남 중부 고지대에 위치한 지역에서도 ‘코끼리 똥‘ 커피가 생산됐다고 보도했다.
생산자인 당낭롱(Dang Nang Long)이 설명한 생산과정을 보면 먼저 코끼리에게 커피 주산지로부터 직접 공수한 고품질의 원두와 옥수수 줄기, 벼 줄기, 기타 과일들을 먹인다. 코끼리 뱃속에서 발효된 원두가 배설되면 햇볕에 오랜 시간 말리고 가벼운 알콜에 세척한 후 로스팅에 들어간다.
복잡한 생산 과정때문에 이 커피는 무려 1kg당 112.6달러에 판매된다.
당낭롱은 독일 바이어에게 원두를 공급한 결과, 태국의 블랙 아이보리보다 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하면서 코끼리에 대한 애정때문에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대부분의 베트남 코끼리들이 관광객 투어에 이용되는데 사업 이익이 코끼리 유지비용에 못미치거나 과로로 코끼리가 죽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는 남다른 애정으로 ‘코끼리 아저씨(Long the elephant)’라는 별명을 가졌으며, 지극정성으로 코끼리를 돌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코끼리가 더 이상 과도한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 코끼리들의 건강 상태를 좋게 만들면 더 좋은 원두를 만들수 있다”라며 전했다.
당낭롱의 커피는 야생 사향고양이를 사육장에 가둬두면서 불거진 동물 학대 논란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인도네시아 일부 주민들은 늘어나는 커피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사육장에 사향고양이를 가둬두었고, 사향고양이들은 정신질환과 질병에 시달리며 수명도 단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 루왁의 불편한 진실은 영국 BBC 등에 의해 폭로된 바 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불법포획과 학대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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