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오렌지 공주냐 헤비급 복싱선수냐, 아니면 초콜릿 거물이냐….’

우크라이나가 제 2의 ‘오렌지 혁명’으로 오는 5월 조기대선을 치르게 되면서 차기 대권주자로 율리야 티모셴코(54) 전 총리 등 야권 주요인물 5명이 거명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 대선후보로 티모셴코와 전 헤비급 복싱 챔피언 클리츠코(41)와 금융인이자 정치인인 아르세니 야체뉴크(39), 우크라이나 반정부 세력을 지지해 온 억만장자 포로셴코(48), 스보보다(자유)당 대표 올레 탸니보크(45) 등을 소개했다.

티모셴코 전 총리는 이미 대선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그는 4년 전 대선에 출마했다가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에게 밀려 낙마했었다.

클리츠코는 개혁민주동맹당 당수로 지난 3개월간 반정부 시위를 이끈 인물이다. 지난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의 친러정책에 반대하는 의미로 세계복싱위원회(WBC)의 헤비급 챔피언 벨트를 반납하기도 했다.

그는 2012년 FT와의 인터뷰에서 ‘녹아웃 펀치’로 야누코비치를 쓰러뜨리겠다고 밝히기도 했고, 21일 밤 독립광장에서 군중들을 이끌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야누코비치가 물러나지 않으면 “우리는 그를 쫓아갈 것이다, 나와 함께 하겠는가?”라며 독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진정성과 이같은 대중들의 지지에도 경험 부족이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으며 티모셴코의 석방으로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FT는 분석했다.

야체뉴크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가장 경험 많은 정치인 중 하나라고 FT는 소개했다. 그는 빅토르 유슈첸코 전 대통령 정부때 중앙은행 총재 대행, 외무장관, 국회의장, 대통령 행정 부수석 등을 역임했다.

2011년 티모셴코가 투옥된 이후 조국당 대표를 맡아 이번 반정부 시위를 진두지휘했고 티모셴코가 출소한 뒤엔 그의 뒤에 서서 모습을 드러냈다.

친미(美)파에 속하며 미국과 EU로부터 신임을 얻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부호들이 모두 야누코비치를 지지했던 것과 달리 포로셴코는 저항운동을 지지한 유일한 인물로, 그 역시 유력한 대권 주자로 꼽혔다.

그는 식품회사 로셴을 경영하고 있으며 두 차례의 오렌지 혁명에서 야누코비치 반대 운동을 벌였다. 한때 국가보안부 국장, 외무장관, 경제장관 등을 역임했고 대통령 혹은 수상으로 선출될만한 자격을 갖춘 인물이라고 FT는 소개했다.

의사 출신의 탸니보크는 클리츠코, 야체뉴크와 함께 반정부시위를 이끈 3인방으로 우크라이나 우파의 대표인물이다. 동서 우크라이나의 인종적 갈등을 부각시키며 2004년 오렌지 혁명이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이와 함께 서부 우크라이나인들의 지지를 받았다.

한편 지난 대선에서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의 당선을 도우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재벌들이 이번엔 야누코비치와 등을 돌렸다. 이들의 움직임 역시 5월 대선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야누코비치 정권의 오랜 후원자였던 우크라이나 최고 갑부 리나트 아크메토프는 유혈사태와 폭력 사용을 공개 비난했고, 가스사업 재벌 드미트로 피르타시도 유혈사태에 우려를 표명했다. 아크메토프는 의회 안에서 동원할 수 있는 의원 수가 50명에 이르며 피르타시는 30여명의 의원모임 ‘피르타시 그룹’을 통해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와의 관계 유지를 지지하고 있는 이들 신흥재벌들이 향후 대권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