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지역 전세가율 80%넘어 깡통전세 헷지수단 각광 서울보증 작년 30%나 증가
올 가을 결혼을 앞둔 직장인 A씨는 최근 신혼집을 알아보다 높은 전세값에 기함을 치고 말았다. 매매가가 4억3000만원인 25평 아파트의 전세가가 3억4000만원이나 했기 때문. 그 나마 중개업소에 나와 있는 유일한 물건이었다.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서라도 어쩔 수 없이 계약을 하려던 A씨를 또 한 번 고민에 빠뜨린 것은 집 주인의 대출금 5000만원이었다. 전세보증금과 대출금을 합쳐도 집값에 못 미친다지만 언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지 모르는 데다 이미 근저당이 설정된 이상 언제 대출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지 모르는 일이었다. 말 그대로 ‘깡통전세’에 대출금까지 날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머뭇거렸다.
A씨가 찾아낸 해결책은 대한주택보증에서 제공하는 전세 보증보험 제도였다. 50만원의 보증료를 추가로 들여야 했지만 2년 동안 돈 떼일 걱정을 하지 않는 값이라면 싸다고 느껴졌다.
전세대란에 힘입어 전세금 보증보험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월세는 싫고, 그렇다고 집을 장만할 만한 여유가 없는 이들이 ‘깡통전세’를 헷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세금 보증보험을 찾고 있는 것.
실제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국내 임대차 관련 보증보험 시장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우려가 커지면서 보증보험 가입 건수와 액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SGI서울보증 전세 보증보험 가입건수는 2012년 9800여건에서 2014년 말 1만2900여건으로 30% 가량 늘었다. 액수도 9289억원에서 1조5161억원으로 늘어났다. 건 당 보증 액수는 약 9500만원에서 약 1억1700여만원으로 늘어나 높아진 전셋값이 반영됐다. 2013년 4분기 가입이 시작된 대한주택보증의 전세 보증보험 역시 2014년 5884건, 1조589억원을 기록했다.
1999년 출시됐지만 치솟는 주택가격에 미미한 수준이었던 전세 보증보험 가입이 늘고 있는 것은 전세대란 때문이다. 전세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자 전세가격은 2009년 3월 이후 7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중은 71.5%에 달했다. 전세 물량의 주 수요층인 20~30대 직장인이 선호하는 서울 시내 교통 중심지는 80%를 넘어섰다. 전세가율이 높아지면서 집주인이 빚을 갚지 못해 살고 있는 집이 법원에 넘어가는 경우 전세금을 온전히 되돌려 받지 못하는 경우가 5건 중에 1건에 달한다. 법원 경매 금융권 대출이 있더라도 먼저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확정일자나 전세권 설정 등기 대신 보증보험이 세입자에게 유리한 것은 기존 대출에 따른 선순위 채권이 있더라도 전세금을 전액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보증금액의 0.15%(대한주택보증)~0.192%(SGI서울보증)인 보증요율도 보증금의 0.24%인 등기 설정비용에 법무사 비용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전세권 설정 등기보다 저렴하다. 올해 말 부터 중개업소에서 직접 가입도 가능해진다.
단 계약 시 보증보험 가입 여부에 대해 집 주인과 협의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why3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