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개선’ 호평 · ‘불황형 흑자’ 혹평

경제 분야

박근혜정부 출범 후 1년간 경제 분야에 대한 평가를 한 줄로 요약하면 ‘눈에 보이는 수치는 괜찮아졌지만 온기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최근 배포한 ‘취임 1주년 성과’ 자료에서 지난해 우리 경제가 저성장 흐름을 끊고 경제회복의 불씨를 살렸으며, 규제개선을 통해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또 대외 리스크에도 흔들리지 않는 체질개선을 이뤘고, 사상 최고 수출 등 무역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성과의 이면을 외면하거나 과대 포장한 느낌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2.8%에 이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2012년 2.0%보다 0.8%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0.7%, 2008년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6.3% 성장하면서 ‘V’자 반등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세계경제 평균 성장률인 3.8%에도 한참 못 미친다.

청와대의 평가대로 지난해 우리 경제는 3년 연속 무역규모 1조달러, 사상 최대 수출, 역대 최대 무역흑자라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707억3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환보유액도 1년간 3270억달러에서 3450억달러로 늘어 사상 최고치다. 규모로는 세계 7위 수준이다.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는 내수, 특히 소비가 늘지 않아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에 생긴 성과다.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 구조다. 불황형 흑자는 수출과 내수, 기업과 가계의 격차를 더욱 키운다. 특히 가계 전반은 물론 내수기업과 자영업자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이를 방치했다가는 사회적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 경제전문가는 “역대 정권이 그랬듯이 청와대가 눈에 보이는 수치만 보다보면 실제 현장 분위기와는 멀어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무조정실도 지난해 국정과제 평가 결과 경제 분야에서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데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말 펴낸 보고서에서 내수침체로 인한 대규모 흑자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앞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드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따지고 보면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성과다. 그렇다고 외환보유액이 많이 쌓이는 게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박근혜정부 1년의 성과로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라는 얘기다.

신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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