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獨 자동차 적자 2년새 5배 증가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우리나라가 독일에 자동차를 수출한 금액이 2년새 반토막 난 사이 독일로부터 수입한 금액은 2배 이상늘었다. 이에 따라 독일을 상대로 한 자동차 무역적자 규모가 2년새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자동차 기업들이 국내 시장 공략에 급가속을 내는 가운데 현대ㆍ기아차도 반격에 나섰다.

현대ㆍ기아차는 독일 수입차 시장에서 2위를 달리며 1위 업체를 바짝 쫓고 있다. 특히 작년보다 점유율 차이를 좁히며 궁극적으로는 연내 독일 안방에서 수입차 1위에 오르기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2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기업들이 독일에 수출한 금액은 2013년 1~5월 동안 8억283만3000달러에서 올해 1~5월 4억2791만4000달러로 감소했다. 수출 대수도 5만155대에서 3만675대로 줄어들었다.

현대ㆍ기아차의 반격…독일 수입차 시장 1위 오른다

반면 독일로부터 수입된 자동차 대수는 같은 기간 3만1789대에서 5만9281대로 늘어났다. 수입 금액도 11억9060만달러에서 24억6246만7000달러로 증가했다.

이처럼 상반된 시장 흐름 속에 자동차 무역적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3년 적자규모가 3억8776만7000달러였지만 올해는 20억3455만3000달러로 5배 이상 불어났다.

이 같은 현상에 더해 국내 수입차 시장은 사실상 독일 자동차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 협회에 의하면 전체 수입차시장에서 독일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이다.

현대ㆍ기아차는 독일 자동차 기업들에 안방을 조금씩 내주는 상황에서 역으로 독일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독일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1~5월 기준 독일 수입차 시장에서 신규등록과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올해 1~5월 신규등록 4만133대, 점유율 3.07%로 전년 동기(3만7377대, 2.96%) 대비 성장했다. 현대차의 독일주력 모델인 i10ㆍi20ㆍi30ㆍi40 등 ‘i군단’의 선전이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모델 모두 독일을 비롯 유럽에서의 5월 판매량이 전달보다 상승했다.

독일 수입차 1위인 체코 브랜드 스코다와의 점유율 격차도 좁히고 있다. 작년 1~5월 스코다와 현대ㆍ기아차의 점유율 차이는 0.92%포인트였지만 올해 0.87%포인트로 소폭 줄어들었다.

이에 탄력을 받아 현대ㆍ기아차는 스코다를 제치고 독일 수입차 1위 브랜드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럽 총괄본부, 유럽 디자인센터 등 유럽 시장 핵심 조직을 모두 독일에 두고 있다.

2013년에는 약 83억원을 투자해 독일 뉘르부르크링에 강도 높은 성능 시험을 하는 테스트센터를 설립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독일 자동차 시장 확장을 위해 모든 전략은 철저히 현지화에 맞춰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