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재섭 기자]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의 합병계획을 무산시키려는 엘리엇의 공세에 쐐기를 박기 위한 강공작전에 돌입했다. 합병에 찬성하는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막판 설득에 나서는 한편 엘리엇 측의 기업합병 가치평가 보고서가 변조 또는 무단사용됐다는 의혹을 규명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기업합병 가치를 평가하려고 엘리엇이 인용한 보고서가 변조 또는 무단 사용됐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 21일 가처분 사건 담당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용대 민사수석부장)에 서증 원본제출 명령 요구 신청서를 냈다. 엘리엇 측이 한영회계법인(EY한영)에서 받은 보고서의 헤드(트랜스미털 레터) 부분을 삭제하고 법원에 증거물로 제출했다는 의혹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한영회계법인 측은 지난 22일 문제의 보고서를 일반투자 용도로 제공했으나 엘리엇이 초안 상태의 보고서를 무단 변조해 법정에 증거로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한영 측은 이와 관련해 엘리엇 측에 별도의 소송을 제기할 뜻도 내비쳤다.

만일 엘리엇 측이 한영 측 보고서를 변조 또는 무단 사용한 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합병가치 평가보고서가 충분한 검토없이 만들어진 것으로 간주돼 엘리엇 측으로선 불리한 판결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삼성의 서증 원본제출 명령 요구는 이런 배경에서 신청된 것이다.

내달 17일 합병주총을 앞두고 위임장 확보에 전력하고 있는 삼성물산은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막판 우호지분 규합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의 CEO(최고경영자)인 최치훈(건설부문)·김신(상사부문) 사장은 서울과 뉴욕, 홍콩, 런던 등을 오가며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합병 시너지 효과를 설명하면서 합병계획에 찬성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국제적인 의결권 자문업체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도 방문해 설득에 나섰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사실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ISS는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의 자회사로, 글로벌 상장사들의 주총 안건을 분석해 기관투자가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의결권 자문업체다.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 측은 “국내외 기관을 대상으로 IR(기업설명) 부서에서 제공한 합병취지와 기대효과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느 기관과 접촉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주주들의 총회 참석률이 70% 정도일 것으로 가정할 때 합병 찬성안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47% 안팎의 주주 동의가 필요한데, 삼성측은 이미 45% 이상의 합병 찬성 우호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합병주총일 전까지 3% 가량의 우호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면 합병안을 무난히 통과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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