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1970년대 미국의 국제석유시장 지배력이 약화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부상하면서 석유권력의 지형도에 격변이 일어난다.

미국은 근대 석유산업이 시작된 이후 국제석유시장을 지배해 왔으나, 1970년을 정점으로 생산량이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그 지위도 약화됐다. 동시에 중동에서 석유 민족주의와 서방에 대한 반감이 강화되면서 1960년 설립된 OPEC이 점차 영향력을 확대했다.

석유권력은 어떻게 변했을까?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부장은 ‘유가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유가, 수급, 석유권력의 역사’ 보고서에서 석유권력 변천사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73년 4차 중동전쟁 이후 몇몇 아랍 산유국들이 미국 등 서방 국가에 석유수출을 금지하면서 1차 오일 쇼크가 일어난다. 오 부장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석유자원 무기화의 위력을 보여준 첫번째 사례”라면서 “국제석유권력의 추가 미국에서 OPEC으로 넘어가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유가 안정기를 맞는다. 주요국들이 석유 과소비를 반성하고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자 에너지 효율성 제고 및 대체 에너지 개발 등에 적극 나섰다는 점도 원유 수요 감소에 영향을 줬다. 또 非OPEC의 생산은 확대됐다.

그러나 경기회복 등으로 2000년 초부터 유가 상승세가 시작됐다. 아시아 금융위기의 진정 및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세 재개 등으로 원유 수요가 증가했다.

특히 석유시장의 금융화는 유가 급등을 설명하는 또다른 요인이 됐다고 오 부장은 분석했다.

그는 “인플레 헤지, 포트폴리오 다변화, 수익률 극대화 등을 목적으로 금융투자자들이 원유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면서 “금융투자자들은 현물이 아닌 파생상품을 주로 이용해 투자하고, 거래전략도 투기성이 강한 차익거래 등으로 다양화됐다”고 밝혔다.

오 부장은 “석유는 이제 실물자산인 동시에 금융자산”이라면서 “금융요인에 의한 유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어 금융시장 및 투자자들의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