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황교안 국무총리 체제가 출범함에 따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총리대행 역할을 내려놓고 '본업'인 경제살리기와 구조개혁에 진검승부를 펼친다. 최 부총리가 총리대행을 맡은 것은 이완구 전 총리의 사표가 수리된 지난 4월28일로, 총리대행 직함을 공식적으로 내려놓은 것은 52일만이다. 하지만 이 전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4월21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실질적인 총리대행 업무를 맡아왔던 것을 기준으로 보면 거의 두달만인 59일만에 본업으로 복귀한 것이다.

최 부총리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총리 대행을 맡았고, 지난 6일부터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콘트롤 타워로 나서 일일 점검회의를 이끌고,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방역 현장을 찾는 등 동분서주했다. 경제관계장관회의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주재하는 등 경제부총리의 역할도 수행했으나 메르스 사태라는 초특급 상황에 집중해야 했다.

하지만 최 부총리가 다시 지휘봉을 잡은 경제는 두달 전보다 훨씬 나빠졌고 과제도 어느 하나 제대로 진전된 것이 없다시피 한 상태다. 이미 휘청이던 수출은 이렇다할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고, 내수는 메르스 사태라는 돌발악재로 최악이다. 이런 가운데 경제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필수적인 노동과 금융개혁, 연금개혁 등은 메르스 블랙홀에 빠지면서 추진동력을 상실했다.

특히 메르스 사태의 경제파장을 최소화하고 경기회복의 불씨를 다시 살리는 것이 일차적인 과제다. 메르스 사태 이전만 해도 3%대 초반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았던 국내 연구기관들은 메르스 사태로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르스 파장이 3개월 정도 지속될 경우 성장률이 0.8~1%포인트 내려갈 것이란 예측과 함께 올 여름이 최대 고비로 점쳐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연 1.5%로 내리고, 정부는 메르스 피해 업종과 지역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메르스 충격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추가경정예산(추경)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최악의 상황에 빠진 경제심리가 살아날지는 의문이다.

때문에 최 부총리가 오는 25일 발표할 예정인 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어떠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을 국민들에게 털어놓고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대책과 실효성 있는 성장전략을 통해 신뢰를 얻는 게 필요하다.

메르스 블랙홀에 빠진 각종 개혁과제를 하나씩 매듭지어 성장잠재력을 다지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국가 공동체 구성원들의 연대와 고통분담을 통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는 균형잡힌 개혁방안을 마련해야 개혁의 동력도 얻을 수 있다.

다음달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최 부총리는 메르스 사태의 콘트롤 타워를 맡으면서 최고위 공직자로서의 헌신적인 면모와 과감한 추진력, 이슈를 정면돌파하는 리더십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국민들은 경제 본업에서도 그런 리더십을 발휘하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