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소리가 화끈한 40대 언니로 스크린에 컴백했다. 모든 역할을 자유자재로 녹여내는 그의 능력은 이번 '관능의 법칙'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됐다. 남편과의 즐거운 성생활을 위해 코스프레를 하는가하면 발기부전인 남편에게 좋다는 특효음식과 마사지도 배운다.

'관능의 법칙'은 한국판 섹스앤더시티로 불리는 '관능의 법칙'은 40대 여성의 일과 사랑 그리고 성(性)을 다룬 작품으로 20대들에게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30~40대들에게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최근 본지는 삼청동에서 문소리를 만나 '관능의 법칙'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비롯해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눠봤다.

문소리가 맡은 미연이라는 역은 성에 대해 거침없는 목소리를 내고,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표현하는 인물이다. 문소리는 미연의 어떤 점에 끌렸을까.

"'관능의 법칙' 시나리오는 완성도가 높고 재미가 있었어요. 미연이는 캐릭터 색깔이 일단 강하고 디테일한 감정을 잘 보이지 않았어요. 일주일에 세 번 남편과 성관계를 꼭 해야하고,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낯선 남자에게 뻑치기를 당하는 등, 일단 미연이를 말해주는 설정들이 강했죠. 솔직히 현실적인 캐릭터가 아닐 수 있는데 저는 그런 캐릭터가 흥미가 갔어요. 여러가지 제가 만들어볼 수 있잖아요. 감독님은 판타지적인 미연을 현실감 있게 연기해달라하시면서 제일 어려운 캐릭터 같다고 하셨어요. 촬영하면서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많이 냈어요. 감독님도 제 이야기를 잘 들어주셨고요. 이성민씨와 함께 만들어낸 것도 많아요. 미연이를 하는 맛이 좋았죠."

영화에서 혜영, 신혜, 미연은 자주 모여 생활, 성 등 여러가지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대화 속 "우리가 좀 우아한 맛이 있지" 라는 대사가 나온다. 20대들에게 열정과 젊은이 있다면 40대들에게는 관록과 경험으로 다져진 매력이 있다는 것. 실제로 문소리가 생각하는 40대들의 매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물어봤다.

"조금 덜 이기적인 매력 아닐까요? 20대는 자기중심적으로 생각을 많이 하잖아요. 상대방을 배려한다거나 이해한다거나, 이런쪽에서는 아무래도 20대들보단 40대들이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문소리는 많은 매체를 통해서 상대배우 이성민에 대해 극찬했다. 문소리는 이성민을 '뇌가 섹시한 배우'라고 칭하기까지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역시 이성민에 대한 칭찬을 늘어놨다.

"사람의 겉모습이 아니라 이야기를 들었을 때 흠뻑 더 빠져드는 순간이 있잖아요. '이런 생각도 하는구나!'하고 느낄때요. 이성민씨가 그래요. 대화를 나눌 수록 더 매력적인 배우예요. 그분은 술을 한 잔도 못하세요. 허세도 없고 부끄러움도 많으셔서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이야기를 나누려면 좀 어려우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굉장히 머리가 좋고 표현도 탁월하세요. 배우로서 여러가지 매력이 있죠."

문소리, 엄정화, 조민수, 충무로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여배우들이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고 그러지 않았던가. 이 세 여배우들이 모인 촬영현장이 궁금한 건 당연했다.

"다들 주변에서 '별일 없어니?'라고 물어보셨어요.(웃음) 나이차이가 나다보니 각자의 포지션이 정해져있어서 저는 언니들과 함께하는게 편했어요. 심지어 감독님한테 서운한 것이 있으면 언니들에게 고자질했어요. 제가 막내라 언니들 기분 안좋으면 눈치도 좀 보고, 스태프들에게 팁도 좀 주고.(웃음). 언니들이 있어 든든했죠."

영화 속 문소리를 화려한 컬러의 헤어스타일과 단아하면서도 우아한 패션으로도 무장했다. 의상과 헤어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문소리는 러닝 타임 내내 미연의 패션스타일로도 여성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시나리오 상으로 보면 미연이 제일 잘 살고 꾸미는 콘셉트라 의상, 헤어에 제일 신경썼어요. 그런데 언니들이 워낙 화려하다보니 제가 웬만큼 꾸며서는 꾸민 티가 안나더라고요. 화려하게 입으면서도 앙상블을 맞춰서 전체그림을 신경써야 했죠. 촬영하는 날 아침까지 머리를 염색하고, 의상 피팅도 수 없이 했어요. 다행히도 제가 피부가 하얗고 언니들이 까무잡잡한 편이라 밝은 헤어컬러도 잘 맞았던 것 같고, 의상도 경쾌한 캐릭터를 잘 살려준 것 같아요."

문소리는 머릿 속에 떠올리자면 '건강한 에너지를 가진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역할이든지 씩씩하게 해내는 그의 캐릭터 소화 능력 때문일 수도 있겠고, 큰 키와 건강한 몸매 덕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배우이자 아내, 또 엄마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기 때문이다.

"건강한 딸, 든든한 남편이 버팀목이 되주기 때문에 제가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주변에는 제가 안울고 씩씩하게 살 수 있게끔 도와주시는 분들이 참 많아요. 부모님에서부터, 함께 영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들까지요. 연기하지 않는 순간에는 최대한 평범하게 생활하려고 해요. 배우가 아닌 친구들과 어울렸을 대도 그 친구들이 불편하지 않을 만큼이요. 집에서도 물론이고요. 딸도 평범하게 키우고 싶어요. 남다른 것들이 주는 유혹과 이점이 분명 있지만, 그 이면에는 특별함이 주는 위험함이 있거든요. 평범함 속에서 중요한 가치들을 놓치지 않고 살아야 여배우로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잇는 것 같아요."

40대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라하니 누군가는 무모하다했고, 누군가는 용감하다 했다. 문소리는 베일 벗은 '관능의 법칙'이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로 다가가길 바랐을까.

"비현실 설정이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저희영화가 40대 이야기를 가지고 여러 관객층을 아우르려고 하다보니 판타지적으로 가기도 어렵고, 리얼리티로 가기도 어려웠어요. 40대 현실과 영화적 재미, 로망을 잘 버무려야했거든요. 그런 여러가지 것들이 영화 속에 녹아 있어요.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40대에도 사랑은 중요하다는 거예요. 물론 20대와 똑같은 사랑은 아니죠. 혹시 故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노래를 아시나요? 저는 그 노래가 서른살 때 와닿지 않았어요. 마흔 되니까 알겠더라고요. 요즘 사회적으로 활동할 시간들도 많아지고 편견도 줄어들다보니 마흔은 사회적으로 한창 때라는 생각이 들어요. 마흔이라는 나이가 우울한 나이만은 아니예요. 그런 걸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웃음)"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