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ㆍ배문숙 기자]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확산으로 격리·감시 대상자가 하룻새 1300여명이 급증하면서 6500명을 넘어섰다. 관리한계인 1만명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보건당국은 물론 경찰도 비상이 걸렸다. 료진의 피로감은 누적되고 있고, 자가 격리자는 무단으로 자택을 이탈하고 있고, 영세서민들은 혹시라도 일자리를 잃을까 당국에 접촉사실을 숨기고 있다. 이에따라 지역감염과 4차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급기야 경찰은 신속대응팀을 구성, 보건당국의 역학조사를 거부하는 병원에 대해 관련 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기로 하는 등 메르스 확산 방지에 경찰력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7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자가 8명 추가돼 총 162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강동경희대병원 의료진이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이 병원에서 처음으로 환자가 나왔으며,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1명도 메르스 환자로 추가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의료진의 감염사례가 속출하고 았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환자는 총 14명에 달했다.

특히 잠복기를 지난 삼성서울병원에서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격리자가 6500명을 넘으면서 격리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오전 6시 현재 격리자는 6508명으로 하루 사이에 922명(17%) 늘어났다. 이날 격리에서 해제된 사람이 446명인 점을 감안하면, 새로 격리에 들어간 사람이 1368명에 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가 격리자는 672명, 병원 격리자는 250명 각각 증가했다. 대책본부는 집중관리병원 내의 격리대상 인원이 추가돼 전날보다 병원격리 대상자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환자로 추가 확인된 삼성서울병원 의료진(162번 환자, 33세)의 감염 경로와 접촉자도 아직 오리무중이다. 대책본부는 세부 역학조사가 진행중이라고만 밝혔다.

현장 보건소는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메르스 신고 핫라인은 불통사태를 빚고 근무자들은 매일 24시간 비상근무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체력적인 한계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현장에 투입된 의료진들도 파김치가 되고 있다. 격리병동에 202명의 메르스 의심환자를 수용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지난 주말부터 3교대(하루 8시간) 근무에서 2교대(12시간) 체제로 전환했다. 일부 의료진까지 격리대상으로 분류돼 업무량은 살인적인 수준이다.

현장에서 전쟁을 방불케하는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자택격리자들이 자택을 무단이탈해 보건당국이 경찰의 도움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강남구에서는 자택격리대상자가 3일째 연락되지 않아 경찰에 위치추적을 의뢰해 친정집에 가 있는 의심자를 강제 격리시키기도 했다. 16일 전국에서는 4명이 무단이탈로 인해 고발조치됐다.

건설현장의 일용직 근로자들은 자칫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 접촉사실을 쉬쉬하고 있어 당국의 애를 태우고 있다.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인 A씨(54)는 “그나마 어렵게 잡고 있는 생계의 끈인데, 보건당국으로부터 격리되면 생계가 막막해진다”면서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심환자가 늘어나면서 역학조사관들도 애를 먹고 있다. 보건당국은 역학조사관을 124명으로 대폭 늘리고 메르스를 감염경로를 추적하고 확산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사례가 발생하면 현장에 달려가 추적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전국적으로 매일 수백명씩 조사대상이 새로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메르스의심 병원으로 지정되면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에 메르스 역학조사에도 비협조적인 병원이 속출하고 있다. 급기야 경찰은 신속대응팀을 구성, 보건당국의 역학조사를 거부하는 병원에 대해 관련 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기로 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최근 전국의 경찰관에게 보내는 지휘 서신에서 “메르스 대응과 관련해서 어느 부서가 담당해야 하느냐를 따지지 말고, 보건당국의 지원 요청이 있으면 경찰 단독으로라도 우선 출동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전국의 경찰서는 이에 따라 수사과장을 팀장으로 하고 지능범죄수사팀과 형사팀등 13명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을 꾸렸다. 특히 신속대응팀은 현장에서 증거 수집을위한 채증요원 3명도 포함돼 있다. 병원이 보건당국의 역학조사를 거부, 방해, 회피한다고 판단되면 신속대응팀이 출동해 관련자료를 수집하고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의법조치키로 했다

한편 이날까지 집계된 확진자 162명 중 메르스 발병 병원에 있던 환자와 환자 가족ㆍ방문객이 134명으로 전체의 83%에 달했다. 이 중 감염되기 전 다른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76명(47%)이고 이들의 가족ㆍ방문객이 58명(36%)이다. 나머지 17%는 모두 의료진 등 병원 종사자로, 의사가 5명, 간호사는 9명, 간병인 7명, 응급실 이송요원 등이 7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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