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삼성이 스스로 오너 일가와의 협의를 거쳐 합병 루머를 부인했을 리는 만무하다. 상당수 기관투자자에게서 (합병설에 대한) 명백한 입장을 요구받은 걸로 안다”(IR 업계 전문가)

삼성전자가 최근 삼성SDS와의 합병설을 공식적으로 일축한 가운데, 이 같은 입장표명의 배경에 외국계 기관투자자들의 끈질긴 공지(notice)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이명진 삼성전자 IR그룹장(전무)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인베스터즈 포럼(Investors Forum)에서 “시장에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 루머가 있는데 계획이 없다. 이 발언으로 루머를 잠재울 순 없겠지만 경영진 입장을 (시장에) 확실히 전달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합병설과 관련해 그린메일이 쇄도하기 직전 단계에서 삼성전자IR팀의 해명이 나온 걸로 볼 수 있다”는 것이 IR 업계의 분석이다. 그린메일(green mail)은 경영권을 위협하는 투자자가 대주주에게 보내는 편지를 말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또 지난해 상장한 삼성SDS의 주가가 고평가된 상황에서 합병비율이 불리해질 것을 감지한 삼성전자 기관투자자들이 나서 조기에 합병 루머 확산을 차단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한편, 지난 4일에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계획안이 불공정하다며 사실상 합병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 지분율을 4.95%에서 7.12%로 확장함으로써 국민연금(9.79%), 삼성SDI(7.39%)에 이어 3대 주주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