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도 둘러싼 유통가 전쟁, 그 희비 -온도 오르 내릴때 매출의 경제학 -1도 상승시 편의점매출 1만1000원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소비자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바로미터가 날씨다. 6월초, 더위가 성큼 찾아온 요즘은 차가운 음료를,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먹을거리를 팔아야 하는 것이 장사의 정석이다.
하지만 날씨에 대한 요즘 유통업계의 고민은 비단 날씨가 추우냐 더우냐에 그치지 않는다. 단 ‘1도’ 차이에 매출도, 상품들도 울고 웃기 때문이다. 유통업체들이 기온의 작은 변화 하나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날씨가 효자, 1도 오르니 매출이?=도보 이용고객이 많은 편의점은 날씨 민감도가 가장 높은 유통채널이다. 특히 야외에 내려쬐는 더위 탓에 사람들이 편의점으로 ‘피신’하는 여름은 편의점의 성수기다.
성수기를 결정짓는 온도는 ‘19도’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최고 기온이 19도(서울기준)를 웃도는 날이 3일 이상 지속되는 시점부터 매출지수가 본격적으로 100을 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1도가 오를 때 편의점 매출은 얼마나 오를까. 세븐일레븐이 최근 1년간 날씨와 매출을 분석한 결과 평균기온이 1도가 오르면 평균 매출은 하루 1만1000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온이 11도에서 20도 사이일때는 1도 차로 편의점 매출이 1만 8500원 상승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날씨가 1도만 따뜻해져도 외부활동을 하기 좋다는 인식이 커지기 때문에 나들이객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1도 오르니 탄산은 울고 이온음료 웃고=같은 상품군 내에서도 1도 차로 희비가 갈리는 경우가 있다. 음료가 대표적인 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음료의 경우 21도 이하에서 음료 상품군 중 매출비중이 가장 높은 탄산음료(34%)는 24도에서 31도까지 기온이 올라가는 동안 매출 비중이 4% 떨어졌다. 반면 날이 더워질수록 이온음료의 매출은 올랐다. 같은 온도 변화에서 이온음료 5%, 생수 2%, 비타민음료 1% 씩 각각 비중이 증가했다.
아이스크림의 상황도 비슷하다. 여름철에 인기가 많은 바 타입과 튜브 타입 아이스크림의 경우 21도 이하에서는 바 타입이 72대 28의 비중으로 판매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34도 이상이 되면 튜브 타입의 매출이 바 타입의 매출을 넘어섰다.
상품에 따라 판매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임계온도’도 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맥주의 경우 임계온도가 26도, 생수와 스포츠 음료는 29도, 찐빵과 어묵은 4도, 립케어 제품은 8도, 초콜릿과 꿀차, 두유의 임계온도는 3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맥주의 경우 일 최고 26도를 기점으로 매출지수가 100를 넘기 시작한다.
▶1도 오르면 대형마트에서는 무슨일이?=주로 자가용을 이용해서 방문해 ‘목적성 구매’가 이뤄지는 대형마트는 편의점보다 온도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그럼에도 대형마트에서도 날씨가 오를수록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상품들이 있다. 건강음료인 두유가 대표적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여름이 빨리 찾아오면서 최근 2주(5월14일~5월28일) 두유의 매출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20.8% 줄었다. 마트 측은 “두유는 우유와 함께 단백질 공급원으로 꾸준한 인기가 있지만 청량감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여름에 덜 팔린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매출 형태는 과자분류에서도 일부 관측된다. 지난 5월11일부터 24일까지 2주간의 스낵매출을 두달 전과 비교하면 23% 증가했지만 파이류는 17% 줄어들었다. 스낵의 경우 식감이 가벼운 반면 파이는 초콜릿이나 크림이 곁들여진 경우가 많아 여름에는 상대적으로 찾는 이들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종훈 이마트 마케팅 팀장은 “날씨와 계절은 대형마트의 영업전략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 중 하나”라며 “봄에서 여름으로 계절이 변화하는만큼 소비자에게 여름을 알릴 수 있는 시즌상품의 노출을 높이고 계절상품 물량을 확보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