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는 때아닌 1도 전쟁 후끈 -날씨와 매출 방정식 마케팅대결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유통가엔 요즘 때아닌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다름 아닌 ‘1도 전쟁’이다. 1도에 울고 웃고, 1도에 죽기도 하고 살기도 하는게 요즘 유통가다.
일단은 시기가 무더운 여름 초입이어서 그렇다. 1도가 올라갈때마다 편의점 매출 상품군 앞자리, 뒷자리가 바뀐다.
세븐일레븐이 최근 1년(2014년 6월~2015년 5월)간 날씨와 매출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온이 1도 오를때마다 동네 작은 규모의 매장 하루 매출은 1만1000원 증가했다. 잘팔리는 겨울상품도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10도가 오르면 하루 매출이 10만원 이상 오르는 셈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편의점의 경우 승용차를 이용해 다니기보다는 직접 구매하러 나와야하기 때문에 날씨가 추울수록 매출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통기업들이 온도 1도 씩 오를때마다의 세밀한 매출전략을 가동, 승부를 거는 것은 바로 이와 직결돼 있다. 예전의 개념으로 따지면 이는 ‘날씨 마케팅’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요즘 날씨 마케팅은 좀더 발전되고, 고도의 타겟 마케팅으로 진화했다는 게 차이점이다.
실제 예전에는 날씨가 더워지면 음료 매출이 증가한다는, 단순한 방정식으로 접근했지만 지금은 정밀한 데이터로 승부한다는 것도 주목할만 하다.
음료가 대표적인 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21도 이하에서 음료 상품군 중 매출비중이 가장 높은 탄산음료(34%)는 24도에서 31도까지 기온이 올라가는 동안에는 4% 떨어졌다. 반면 이온음료 매출은 5% 올랐다. 온도가 올라갈수록 탄산음료는 덜 팔리고, 이온음료는 잘 팔리는 것이다.
편의점 관계자는 “1도에 희비가 갈리는 상품군들은 이때야말로 사활을 건 전쟁을 벌일 수 밖에 없다”며 “업체들도 좀더 잘 팔리는 상품군으로 시장에서 승부하려 한다”고 했다.
‘1도 전쟁’은 날씨 온도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것만은 아니다. 주류업계도 마찬가지다. 다만 전쟁 도구(?)가 온도가 아니라 ‘알코올 도수’라는 점에서 다르다.
소주의 경우 롯데주류는 알코올 도수 1도 내린 ‘처음처럼 순하리’(14.5도)를 최근 내놨다. 결과는 대박. 현재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보통 알코올 도수 1도를 내리면 360㎖ 소주 1병당 원가를 6원 절감할 수 있다. 업체로선 꿩먹고 알먹는 이득일 수 있다. 주류업계가 최근 저도주 열풍에 휩쓸린 이유와도 무관치 않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저도주 경쟁이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앞으로 1도를 내리거나 올리거나 등의 지금보다 한층 격화된 ‘도수 마케팅’을 전개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암튼 1도 차이로 매출이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면,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라도 천당을 택해야 할 유통기업들의 1도 전쟁은 서막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