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리뷰스타=전윤희 기자] 주지훈은 민규동 감독과 인연이 깊다. 첫 영화 데뷔작인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를 함께 했음은 물론 민규동 감독의 아내인 홍지영 감독과 ‘키친’(2009), ‘결혼전야’(2013)까지 함께했다. 희대의 간신 임숭재로 분한 이번 영화 ‘간신’은 민규동 감독과 7년 만에 재회한 작품. 시나리오도 안보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다. 민규동-홍지영 감독이 속해 있는 영화 제작사 수필름과는 벌써 네 번째. “큰일 났어요. 이게 기사가 많이 나가면서 감독님들이 대본도 안 주고 하자고 할 것 같아요(웃음). 민규동 감독님은 특이한 케이스죠. 세월이 주는 신뢰가 있는 것 같아요. 수필름이랑 이런 저런 일도 다 같이 겪고…”“영화가 결국 영상으로 나오는 거고 연출가의 힘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제 그런 걸 넘어서 보려고 해요. 그런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기 때문에 ‘간신’은 대본 안보고 했을지도 몰라요. 민규동 감독님 영화 좋아하니까, 뭘 그려도 재밌게 그리셨으니까 그런 믿음?”“‘간신’은 이미 출연하기로 한 거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읽었죠.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결혼전야’도 감독님께서 ‘네가 해야 한다’고 해서 했는데 시나리오는 보고 결정했어요(웃음). 민규동 감독님이 또 하자고 하면 그땐 대본보고 할 거예요(웃음)”“민규동 감독님이 달라졌냐고요? 처음과 똑같아요. 나이는 나만 먹는 게 아니라 그래서 관계가 변하지 않더라고요(웃음). 왜 할아버지들이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밥 잘 먹고 다녀라’그러시지 않아요? 그거랑 똑같은 거죠”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덥썩 출연을 결정한 주지훈과 민규동 감독 사이에 두터운 신뢰가 느껴졌다. 그렇다면 주지훈이 다른 작품을 고를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일까. “시나리오를 계속 보다보니까… 뭐 하나만 만족스러우면 만족해요. 예를 들면 ‘한 시퀀스가 아름다웠다, 한 신에서 배우가 죽였다, 무빙이 죽이는 데?’ 이러면 만족하는 거죠. ‘악 이거 왜 만들었지? 하나도 건질 게 없네’하면 안 해요. 물론 보통 관객보다 양자적이긴 한데 아주 관대하기도 하지만 아주 깐깐하기도 하다. 앞뒤가 너무 안 맞아서 ‘못 보겠는데?’ 이런 느낌이 들면 거절해요”드라마 ‘궁’(2006)에서는 황태자 이신을,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2012)에서는 왕세자 충녕을 맡아 왕족을 연기했던 주지훈은 이번 ‘간신’에서 처음 신하가 됐다. 그것도 자기 멋대로 날뛰는 폭군의 신하가. “왕만 하다 신하하니 어떻냐고요? 기분 더럽죠(웃음). 확실히 몸에 배어 있더라고요. 움직임에 제한이 와요. 조아리고 있다가 나도 모르게 고개를 팍 이렇게 되면 ‘아 이러면 안 되지’ 이러면서 자제해요. 더 하고 싶은 뭐가 있는데 안 되더라고요” “상상할 때 ‘이렇게 하면 재밌을까?’ 생각하는데 왕이나 신하나 한 역할만 하면 인간이 계속 갇히게 되잖아요. 계속 노력해야 하는 거고 담금질을 해야 하죠. 한 번 잘해서 완성하면 누가 노력하겠어요. 계속 조율하고 해체했다 조립했다 해야죠”
주지훈은 극 중 검술과 검무를 자유롭게 구사하기 위해 액션 스쿨을 다니며 특별 교습을 받았다. 실존 인물을 재구성한 영화기에 꼭 필요했던 부분. 역사 기록 속 임숭재는 검술과 검무에 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대역 없이 소화해내기 위한 연습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민규동 감독 때문이었다고.“안타깝게 직접 못한 부분이 많아요. 탈 쓰고 하는 부분이 많다보니 직접 안 해도 되더라고요. 감독님께서 더 좋은 안무 그런 걸 계속 고민하시다보니 촬영 당일 날 완전히 새로운 구성을 가져오세요. 심지어 그 검무 선생님들도 연습 많이 못했다고 불안해하는?(웃음) 탈이 있기 때문에 대역을 고민할 수 있지만 배우가 직접 할 수 없게 된 거죠. 배우 입장에서 모든 장면 안무 다 정해서 3개월 동안 다 연습 해놨는데…”“출석률도 제일 많고 안무도 검술도 동선도 다 외우고 들어간 것도 나밖에 없는데…. 배우 입장에서 준비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직접 하는 게 좋죠 당연히. 연기 디테일이나 캐릭터가 묻어나잖아요. 대역을 쓰면 그 동작에 감정을 맞춰야 해요. 내가 하는 게 차라리 속편하지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이미 알고 있으니까 어쩔 수 없어요. 민규동 감독님이 제 첫 영화감독인데 아무 말도 통하지 않아요. 오히려 ‘네가 잘했으면 이렇게 안 했다. 장쯔이는~’하세요(웃음). 그럼 ‘장쯔이는 무용수 출신이잖아요’해요. 감독님은 궁극적인 최선을 원하시는 거 같아요”
그렇게 탄생한 영화 ‘간신’. 흥행 여부는 이제 오롯이 관객의 선택에 달렸다. 주지훈은 ‘간신’을 즐기려는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누군가는 권력에 대한 욕구, 누군가는 멜로, 누군가는 상사와 친구와 권력으로 볼 수 있죠. 어떤 영화든 개인에 맞춘 생각의 여지가 남으면 좋은 영화인 것 같아요. 이야기 자체가 말이 안 되면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없는데 이제 그런 것도 넘어보려고 해요. “즐기려는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즐길 거리가 많아요. 충분히 즐기시고 영화관 나올 때 생각이 드실 거예요. 누군가와 인간관계에 대한 그런 걸 생각해보면…. 제가 그런 경험이 있어요. 진짜 친한 친구와 절교했다가 친구의 관계에 대한 영화를 보고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내가 싸웠는데 그것마저 이해해줄걸…’ 그런 힘이 있는 거 같아요” “먼저 전화해서 미안하다고 했어요. 그런 식으로 생각해보면 작지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꼭 영화 때문에 그런 건 아니지만 작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돈 아깝지 않게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아까 말한 것들이 생각났으면 좋겠어요(웃음)” (사진=최지연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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