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리뷰스타=전윤희 기자] 주지훈이 희대의 ‘간신’ 임숭재로 분해 대중 앞에 섰다. 영화를 보기 전과 인터뷰를 나누기 전만 하더라도 정말 임숭재는 극악무도한 ‘간신’인 줄로만 알았다. 중종실록도 임숭재는 ‘천년에 으뜸가는 간흉’이라 기록되어 있다. 연산군 시대의 대표적인 간신이며 채홍사로 1만 미녀를 극악무도하게 징집한 인물이기도 하다. 허나 ‘간신’이 담아낸 임숭재의 모습은 조금 달랐다. 역사를 그대로 담은 다큐멘터리가 아닌 만큼 감독과 배우의 각색이 추가됐다. 임숭재를 직접 연기한 주지훈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간신’ 속 임숭재가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재밌게 봤어요. 2시간 좀 넘는데 소재도 흥미로웠고 중간 중간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장면들도 많고 재밌게 봤어요”“영화로서 재밌게 이야기도 긴장감 있고 이야기 자체로 흥미로운 이야기인데 안 늘어지고 중간 중간 지루하지 않잖아요? 그 시대의 임숭재, ‘간신’을 미화시키려고 하는 게 아니라 소재로 차용하는 거고 같은 사건도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잖아요. 누군가에겐 간신이냐 충신이냐로 다가갈 수도 있고요. 그런 물음표를 던질 수 있는 작품이에요”임숭재는 영화 제목처럼 주연으로 전면에 나설 뿐만 아니라 연산군(김강우 분)과 단희(임지연 분), 설중매(이유영 분) 등 ‘간신’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음새와 같은 역할을 했다. 당연히 대사도, 해야할 일도 많을 수밖에 없었을 터. “만날 끌고 갔으니까 익숙해요(웃음). 분량이 너무 많아서 되게 위험 했어요. 이번 영화하고 ‘다시는 너무 많이 나오는 건 하지말까?’ 생각했죠. 많이 나올수록 실수할 확률이 커지고 하나만 삐뚤어져도 부담되고 힘들어요. 특히 임숭재가 변사여서…. 이정도 권력이면 변사가 따라붙고 상대가 설명을 하잖아요? 기생이랑 그 정도 권력자면 룰설명은 기생이 하거든요. ‘간신’은 임숭재의 시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분량도 많은데 설명도 해줘야하니까 쉽지 않았어요”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임숭재는 희대의 ‘간신’이다. 권력을 잡기 위해 몸부림치며 채홍사가 되어 미녀들을 징집하는 데 앞장섰다. 허나 그 속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대본에 있는 그대로를 최대한 받아들였죠. 실존인물 안으로 너무 파고들지 않았죠. 각색을 해서 변형했기 때문에 그때 당시에 연산군과 임숭재와 사회상을 그리면서 ‘우리 과오를 반성하자’는 고발성 영화가 아니잖아요. 우리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차용해온 것이기 때문에 신하와 왕과의 기본적인 관계와 실제 인물은 어땠을까 기본적인 것만 생각 하고 만들어 낸거죠”“심플하게 받아들였어요. 독립투사가 아니지 않잖아요. 그냥 나쁜 놈이에요(웃음). 임숭재가 초반에는 욕망을 위해 달려가는데 연기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스펙트럼을 넓게 가져가려고 했어요. 정치싸움이라는 게 죽잖아요. 가족까지 다 죽게 되는. 현대에서 상상할 수 없지만 압박감을 상상하려 했어요” “정치도 이데올로기 싸움인 건데 왕에 대한 충정을 ‘왕의 마음이 편해야 모두의 마음이 편하다’고 해석했어요. 명분이 명확했다고 봐요. 채홍도 하고 정치적 견제를 하면서 사리사욕 챙기면서 그렇게 심플하게 해석했죠.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는 현대 마인드예요. 그 시대 마인드로 하려고 하니 심플해지더라고요. 계급사회였고 지금 ‘국민을 도구다’ 하면 말이 안 되는데 그 시대만 해도 제일 하위계급은 가축보다 못한 존재였으니까…. 계급사회였으니까 단순하게 생각했어요. 연산군 옆에서 간언을 일삼으며 ‘간신’ 노릇에 앞장섰던 임숭재. 이를 연기한 주지훈은 임숭재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 “이해가요. 사람이 선을 넘는 다는 건 생각보다 간단한 문제인 것 같아요. 내 스스로의 고통은 모두가 참을 수 있다 치지만 가족이 볼모로 잡혀 있다고 치면 불가능에 가까워요. 그 공포를 딛고 일어서는 것도 쉽지 않죠. 그래서 노력하는 거예요. 그만큼 힘내기가 쉬운 게 아니예요. 그래서 임숭재를 ‘간신’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기보다 심화해서 가야하니까요. 목이 날아가는 시대라는 게…. 조금 더 심화된 좀 더 고발적인 ‘이러지 말자’라는 내용의 전쟁영화를 보면 간단히 다가와요.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그런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 그런 시대에 살면서 어떻게 충언이다 간언이다 말할 수 있겠어요”
“임숭재 입장에선 충언일 수 있죠. 왕과 같은 편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시대잖아요. 최고의 권력자도 갈아엎어지는 시대라서 그런 식으로 접근했어요. 죽음, 최악의 날이 서 있는 상황에서 내 목숨 내 무리를 지키려는 본능적으로 다가가려고 했던 그런 마음?” 임숭재는 단희와 엮이며 점차 변화해간다. 애절한 눈빛으로 단희를 마주하는 장면은 임숭재의 감정 동요를 가장 크게 그렸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 “남자 입장에서 여자들 참 잔인해요. 안달 나는 걸 좋아하더라고요(웃음). 애절했죠. 그게 멜로도 있고…. 사실, 조금 더 폭넓은 걸 그리려고 했어요. 임숭재의 죄의식과 죄책감 그런 것들이 남녀 간의 이성적인 거 하나라기 보다는 임숭재를 브레이크 거는 인물이잖아요. 아버지에 대한 적개심과 어머니 돌아가시고 무서운 게 없는 임숭재가 어떤 조금 소중한 존재를 만난? 그렇기 때문에 잃고 싶지 않은 존재?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불씨의 시초인 것 같아요. 조금 더 큰 의미의 사랑이라고 하면 적절할 것 같아요“(사진=최지연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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