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짧고, 기술은 빠르고, 정책은 늦걸음.’

남북 분단사와 한국 방송사에 한 획을 그은 KBS의 이산가족 찾기 운동은 지난 1983년 6월 30일부터 11월 14일까지 총 453시간 동안 생방송 전파를 탔으며 총 10만952건의 신청건수와 1만180명의 상봉 사례를 남겼다. ‘누가 이 사람을 아시나요’라는 제목으로 방송된 이 프로그램이 전국을 눈물바다에 빠뜨리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이유는 자명했다. 종전 30년으로 한국전쟁의 이산가족 세대 대부분이 생존해 있었다는 것과 사상 처음으로 시도된 전국 단위의 실시간 방송이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30여년 후. ‘인생은 짧고, 기술은 빠르다’는 명약관화한 사실은 분단의 비극을 더욱 체감케 하고 있다. 첨단 통신 기술의 발달로 TV에만 의존해야 했던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물리적 조건’은 좋아졌지만, 정작 만나야 하는 사람들은 하나 둘씩 세상을 떠나고 있다. 이산가족 포털사이트라고 할 수 있는 ‘이산가족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1988년부터 지난해까지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2만9264명이나 이 중 44.7%에 이르는 5만7784명이 사망했다. 한시가 급하지만, 남북관계는 늘 바람 앞의 촛불이라 내일을 장담할 수 없다. 더더군다나 정부의 정책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기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분단으로 인한 이산가족 상봉뿐만이 아니다. 미아나 각종 사고로 헤어지거나 실종된 가족을 찾는 방식이나 정책, 캠페인은 다양한 방법이 시도됐지만, 30여년 전의 TV방송 이후로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의 발달로 디지털 통신 매체를 통해 헤어진 가족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한때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그마저도 개인정보보호 문제로 인해 현재는 대부분의 공공 사이트에선 시행되지 않고 있으며 일부 민간단체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남북 간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정보는 지난 1998년부터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가 운영하는 ‘이산가족통합정보센터’(www.reunion.unikorea.go.kr)에 집적돼 있다. 이산가족 등록 및 상봉 신청, 영상편지 제작 등으로부터 이산가족 현황 및 정책, 법령 자료 등 관련 자료들을 찾아볼 수 있으며 게시판을 통해 이산가족이 직접 사연을 올릴 수도 있도록 돼 있다. 지난 2012년까지는 검색을 통해 혹시 남측에서 소식을 모른 채 떨어져 살 수도 있는 가족들을 찾을 수 있도록 했으나 개인정보 보호법 및 홈페이지 개인정보 노출방지 가이드라인에 따라 메뉴가 삭제됐다. 한국전쟁 이산가족 관련 사이트로는 영문으로 된 ‘재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 www.dividedfamiliesusa.or)도 있다.

미아찾기와 관련된 웹사이트로는 보건복지부가 위탁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운영하는 ‘실종아동전문기관’(www.missingchild.or.kr)과 ‘전국 미아ㆍ실종가족찾기 시민의 모임’(www.182.or.kr)이 대표적이다. 두 사이트는 헤어진 아이나 장애인을 직접 검색해 볼 수 있는 메뉴를 갖추어 놓고 있다.

민간 웹사이트는 헤어지거나 실종, 가출한 가족을 비롯해 친구, 지인, 반려동물 등을 등록하고 서로 검색해볼 수 있는 메뉴를 서비스하고 있다. 헬프로드(www.helproad.com)나 서치맨(www.searchman.co.kr) 등이 있다.

결국 향후 이산 및 실종 가족 정책의 핵심은 다양한 기관과 단체, 사이트에 분산된 정보를 어떻게 통합 운영하고, 상봉을 희망하는 당사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렇지 않다면 첨단의 디지털 시대, 새로운 이산가족들이 인쇄 전단지를 들고 또다시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