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때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대학생 박모(23) 씨는 최근 얇은 티셔츠를 입을 때마다 모종의 작업(?)을 하고 있다. 바로 유두에 반창고를 붙이는 것. 티셔츠 겉으로 도드라지는 부위가 신경쓰여 작년까진 꼭 민소매 티를 챙겨입었지만, 얼마 전 친구가 이 방법을 알려주며 더 이상 민소매 티를 입지 않게 됐다. 박 씨는 “다소 민망한 작업이기도 하고 뗄 때도 고통스럽지만, 옷 맵시 때문이라도 그만둘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니플밴드란 이른바 ‘스티커식 접착 브래지어’로, 얇은 옷 위에 유두가 드러나는 것을 방지하는 용도다. 당초 거추장스러운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대신 보다 편하게 활동하기 위해 여성들이 사용하던 것이지만, 요즘엔 박 씨의 사례처럼 ‘가슴’을 보이는 게 민망하다는 이유로 남성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니플밴드 대신 일반 반창고나 의료용 테이프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회사원 A(30) 씨도 얼마 전 인터넷에서 니플밴드를 구입했다. A 씨는 “반팔이나 흰 셔츠를 입을 때마다 가슴 부분에 항상 신경이 쓰였는데 니플밴드 구입 후에는 신경을 쓸 필요가 없게 돼 좋았다”고 말했다. ‘가슴이 보이는 옷차림은 싫다’던 주변 여성들의 반응도 A 씨가 니플밴드를 구입하게 된 또 다른 이유다.
‘남성미’로만 여겨지던 ‘털’도 최근 수난을 맞이하고 있다. 몇년 전부터 턱수염 등을 비롯해 겨드랑이 털, 다리 털 등을 관리하는 남성들이 늘기 시작한 것이다. 강남의 한 피부과 관계자도 “면도시 모낭염이나 흉터가 생긴다는 이유로 아예 레이저로 제모를 하는 남성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여성용 면도기’ 등 제모용품 구매하는 남성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4~5월 G마켓에서 여성용 면도기 구매량 건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2%나 상승했다. 제모크림과 왁싱 제품도 각각 67%, 49% 가량 증가했다. 급기야 최근에는 ‘다리털 숱 제거기’라고 불리는 제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인터넷에 해당 제품을 검색하면 실제 사용 후기를 올린 남성들도 적잖은 상황이다.
그러나 상당수 남성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직장인 박모(29) 씨는 “유행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일부러 털을 없애거나 유두를 가리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사회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아니라면 굳이 따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성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직장인 유모(27ㆍ여) 씨는 “여름에 민소매 티를 껴입는 것 보다 시원하고 보기도 좋지 않느냐”며 니플밴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최모(27ㆍ여) 씨는 “내 남자친구가 붙인 걸 알게 되면 당황스러울 것 같다”고 했다.
ri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