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김연아, 전지현, 이승기, 김수현 등 광고시장을 주무르던 ‘제왕’들이 힘이 약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 보급 확대로 이들의 영토였던 공중파TV 영향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광고주인 대기업들이 올 해 마케팅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이들에 수 억원의 모델료를 지급하는 대신 제품 위주의 새로운 광고전략을 택하는 추세다.

국내 최대 광고주인 삼성전자는 조만간 에어컨 모델인 김연아와 삼성 냉장고 모델인 전지현을 하차시킬 예정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스마트폰 등 IT무선(IM) 부문에서는 유명 모델을 기용하지 않은 지 오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생활가전에서도 모델을 쓰지 않고 제품을 위주로 한 광고 전략을 내부적으로 검토해왔는데, 하반기께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몇년 전까지 만해도 휴대전화에 ‘효리폰’, ‘권상우폰’처럼 아예 해당 광고모델의 이름까지 딴 제품명을 붙이던 때와는 전혀 다른 접근이다.

김연아, 전지현, 이승기, 김수현 등의 최상위 광고모델의 몸값은 연간 7억∼10억원에 달한다. 이들의 소비자에 대한 영향력이크기는 하지만 높은 비용 때문에 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올 해는 전반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게 경영과제인데, 효율이 낮은 비용부터 줄이는 게 당연한 순서”라고 귀띔했다.

공중파 ‘제왕’들의 빈자리를 채우는 이들은 소비자들의 지지로 인지도를 높인 케이블 출신의 ‘민초’들이다.

지난해 대박을 터트린 케이블TV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출연했던 고아라, 정우, 유연석, 손호준, 김성균 등 조연급 연기자들이 대표적이다. KT에서 데뷔시킨 무명의 ‘국악소녀’도 민초형 모델로 분류된다. 모델료는 상대적으로 낮은 데, 개성이 강해 광고효과는 극대화된다는 게 광고주들의 평가다.

이러다보니 일반 소비자나 익명의 개인이 모델로 등장하는 광고가 늘어나는가 하면 아예 모델 없이 제품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광고도 늘고 있다. 빅모델을 쓰더라도 모델 보다는 제품을 부각시키고 있다. 모델은 잠시 노출시키거나 심지어 목소리만 사용해 잔상 효과만 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모델이 광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제품이 모델에 끌려가던 과거와는 딴판이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스타를 선호하는 경향은 원래 한국과 일본이 강하고 미국이나 유럽은 소수의 고급 브랜드 외에는 유명 모델을 잘 쓰지 않는다”며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맞물려 국내에서도 빅모델의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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