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가짜 백수오’의 환불 방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커지면서 집단소송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가짜 백수오로 인한 육체적ㆍ정신적 보상을 받아도 시원찮을 판국에, 전액환불은 커녕 잔여분에 대해서만 환불해준다는 데 분노한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홈쇼핑 측의 추가 대응을 기다리며 인터넷 카페를 통해 피해 사례를 모으고 있고, 법무법인들도 가세해 집단소송을 검토 중이다.

▶먹다 남은 백수오만 환불…다 먹은 나는?=서울 사당동에 사는 주부 강모(39) 씨는 지난해 구입한 백수오 제품을 환불받기 위해 홈쇼핑에 전화를 걸었다가 남은 분량만큼 1만5000원 가량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박씨는 “백수오를 거의 다 드신 어머니한테 혹시 부작용은 없을까 걱정인데 환불금액을 듣고는 더 화가 났다”며 “가짜를 진짜 백수오 값을 내고 먹은 것도 억울하고, 집단소송이 진행되면 참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홈쇼핑 6개사는 백수오 제품 구매 시기와 상관없이 구매자가 보관하고 있는 물량에 대해 환불해주기로 결정했다. 가령 1세트에 포장된 6병 중 3병을 보관하고 있는 경우에는 결제금액의 50%를 보상받을 수 있다. 이는 ‘배송받은 지 30일 이내의 개봉하지 않은 상품’에 대해서만 환급해주던 종전 입장에서는 한걸음 나아간 것이지만, 이미 제품을 다 복용했거나 남은 물량이 적은 소비자는 피해를 구제받기가 쉽지 않다.

환불안 발표 과정에서 롯데홈쇼핑은 당초 백수오 제품을 구메한 모든 고객에게 제품 보관 여부와 상관없이 보상해준다고 발표했다가 곧 입장을 번복해 눈총을 사기도 했다.

홈쇼핑업계는 제품을 모두 복용했거나 잔여 물량을 보관하고 있지 않은 고객의 경우 이번 보상 조치에 해당되지 않으나, 향후 이엽우피소의 혼입 여부와 유해성이 명확해질 경우 별도의 안내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홈쇼핑업계의 적극적인 피해 보상을 기대했던, 소비자들은 미흡한 대책을 접한 뒤 더욱 불만이 커졌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가짜 백수오 피해자 모임’ 카페의 회원은 11일 현재 1900명으로 늘었다.

해당 카페에는 조건부 환불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게시글이 줄을 잇고 있으며, 향후 집단소송으로 가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 카페 외에도 백수오 피해자 공동대응과 소송을 준비한다는 신규 카페들이 속속 생기고 있다.

▶소비자 울리는 ‘반쪽 환불안’ 왜 나왔나= 앞서 한국소비자원이 전면적인 환불 대책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반쪽 환불안’이 나온 것은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의 안전성 문제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점, 내츄럴엔도텍에 대한 검찰조사가 진행중인 점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원은 시중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의 90%에 이엽우피소가 포함됐으며, 이엽우피소 성분은 인체에 해롭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백수오 원료 제조업체 내츄럴엔도텍에 대한 올해 초 조사 결과를 스스로 뒤집는 재조사 결과를 지난달 30일 발표한 데 이어 그동안 식용을 금지해온 가짜 백수오 성분인 이엽우피소가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밝혀 논란을 빚었다.

이번에 가짜로 밝혀진 제품 이전의 백수오 제품에 과연 이엽우피소가 들어갔는지 여부도 문제다. 내츄럴엔도텍은 3월 입고분 외에는 진짜 백수오이므로 안심해도 좋다는 입장이지만, 이전 생산제품도 ‘가짜 백수오’일 개연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백수오 제품을 복용한 소비자들 중에 어지럼증, 불면증, 소화불량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편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백수오 관련 소비자상담 4448건 중 안전 관련 건이 400건에 이른다.

소비자원 측은 “홈쇼핑사들이 소비자 피해 보상에 미온적으로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내츄럴엔도텍의 원료로 백수오 제품을 제조ㆍ판매한 홈쇼핑사 이외의 31개 업체 중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는 업체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소재지를 파악하여 소비자 피해보상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