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다양성에 대한 갈증이 컸어요.”(조민수)
“다양한 것을 해보고 싶다는 도전이었어요. 액션 이상의 함축적 의미가 있죠.”(김현주)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어요.”(손태영)
남자 한류스타가 중심이 되고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이 쏟아지는 업계에서 여배우들은 점차 설 자리가 줄었다. 시장의 틀은 한정돼있는데, 여배우에게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자신의 자리를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했다. 천편일률적인 소재와 이야기를 반복하는 드라마 시장에서 여배우들은 틀에 박힌 역할을 소화하다 자신의 이미지에 갇히기도 했다. 배우 자신이 원한 바가 아니었던 것은 조민수, 김현주, 손태영의 이야기에서도 비쳤다. 국내 드라마 시장이 여배우에게 요구하는 역할이 그만큼 한정적이라는 것을 뜻했다. 연기갈증이 폭발한 여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도전을 햇다. 소재는 ‘액션’이지만, 이 프로그램은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여배우들의 ‘도전’에 방점을 뒀다.
지난 8일 첫 방송한 KBS 2TV ‘레이디 액션’은 액션에 도전하며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는 여배우들의 훈련 과정이 그려졌다. 조민수, 김현주, 손태영, 이시영, 최여진, 이미도 등 여섯 명의 여배우들이 주인공이 된 자리였다.
운동이 일상적인 이미도, ‘복싱하는 여배우’ 이시영 같은 배우가 아닌 경우 이 도전은 만만치 않았다. “시작하자마자 한계에 부딪히는 느낌”이라는 배우 김현주는 무자비한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182cm의 거구 무술 감독도 땀을 뻘뻘 흘리게 하며 엄청난 체력을 자랑하는 이미도와 달리 뻣뻣한 몸으로 연신 굴러다니기에 바빴던 김현주는 11미터 아래로 자유 낙하를 해야하는 순간엔 눈물까지 맺히며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갔다.
출산 이후 처음으로 격한 운동을 시작했다는 손태영은 몸이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았지만, 무모할 만큼 노력했다. 거듭된 연습에 체력의 한계에 부딪혔고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선 꾹꾹 참아온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어차피 여배우들에게 고난도 액션을 요구하는 드라마 관계자는 없다. 드라마의 수출을 위해 20대 한류스타와 아이돌 연기자를 선호하며 로맨틱 코미디물을 제작해야할 관계자들이 돌연 30대를 넘긴 여배우에게 액션연기를 요구할 리도 없다. 다만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상 여배우들에게 이 도전은 김현주의 이야기처럼 액션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신체의 한계와 업계의 현실을 뛰어넘는 과정은 무모하리만치 고통스러울지 몰라도 이 자리에 섰던 여배우들의 도전은 정글같은 업계에서 살아가기 위한 의미있는 몸짓으로 비쳤다. 뜨겁고 치열한 여배우들의 액션기는 4.9%(닐슨코리아 집계)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 9일 밤 9시 15분에 두 번째 편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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