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리(심은경 분)는 모욕죄?
정말 오랜만에 유쾌 발랄함 속에 무언가가 느껴지는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영화 ‘수상한 그녀’는 욕설을 구수하고 찰지게 구사하며 관객들에게 부담 없이 가볍게 다가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까지 자극하는 작품입니다.
70대 할머니 오말순(나문희 분)은 ‘청춘사진관’에서 영정사진을 찍으면서 20대 꽃처녀 오두리(심은경 분)로 변신합니다. 오두리는 겉모습만 20대 꽃처녀일 뿐 실제는 70대 할머니 오말순이어서 구수한 욕설을 입에 달고 다니는 인물입니다.
욕설을 맛깔스럽게 구사하는 오두리를 보면서, 인상을 찌푸리기 보다는 미소 짓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많았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오두리처럼 다른 사람에게 욕설을 하면 모욕죄가 문제되지 않을까요?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하는 경우에 성립합니다. 여기서 ‘공연히’라는 말은 모욕한 내용이 불특정인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즉 아무도 없는 곳, 모욕당하는 피해자나 친척이나 친구 등이 있는 곳에서 모욕하는 경우 모욕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없으므로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사람을 모욕하는 방법은 언어, 서면, 거동을 불문하지만 사람을 경멸하는 내용의 설명가치가 있어야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무례한 행동은 모욕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빨갱이 계집년’, ‘만신(무당)’, ‘저 망할 년 저기 오네’ 등은 모욕에 해당할 수 있지만 ‘부모가 그런 식이니 자식도 그런 것이다’는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오두리의 욕설이 불특정인 또는 다수인 앞에서 이루어진 경우,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이므로, 피해자가 고소해야 오두리를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오말순의 손자 반지하(진영 분)가 교통사고로 오두리의 피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극중에서 피는 젊음을 의미하여 피를 빼면 오두리는 젊음을 잃고 할머니 오말순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오두리, 아니 오말순은 젊음과 한승우(이진욱 분)와의 사랑을 포기하고 자식을 위해 피(젊음)를 바칩니다.
단언컨대, ‘수상한 그녀’는 웃기는 중에 눈시울을 뜨겁게 하다가 미소 짓게 하고 또 울려 관객들의 엉덩이에 뿔나게 하면서, ‘아따! 고거 참, 한번 봐봐!’라는 말이 튀어 나오게 하는 영화입니다. 약간의 유치함과 어설픔을 인간적인 공감과 가족적인 훈훈함으로 충분히 극복하고 있습니다.
‘수상한 그녀’는 분명, 코미디 영화지만 당신들의 피 같은 젊음을 희생하시는 우리들의 어머니의 위대한 사랑을 다시 한 번 가슴에서 생각나게 하는 작품입니다. 저도 영화 관람이 끝난 뒤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자문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조정원 이슈팀기자 /chojw00@
